마오타이
우샤오보 지음|홍승직 옮김|싱긋|528쪽|3만9800원
오래된 간장 같은 발효 향이 꽃처럼 피어난다. 은은한 흙내가 그 위를 감싼다. 마오쩌둥부터 시진핑까지 중국 주석들은 국빈 만찬에 백주(白酒) ‘마오타이’를 자주 곁들인다. 국주(國酒)라는 별명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몽지람’이 무서운 기세로 떠올랐지만, 여전히 마오타이는 중국 술의 자존심 중 하나다.
척박하고 외진 중국 귀주성에서 만드는 마오타이의 재료는 ‘수수’ ‘밀’ ‘물’ 세 가지뿐. 백주의 다채로운 향은 발효 구덩이의 미생물이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오타이 양조 구역에는 1940종 이상의 미생물이 발견됐다. 중국 백주 업계 최초로 ‘백주 미생물 균종 자원은행’을 설립할 정도로 많은 양이다. 마오타이 양조에 쓰는 ‘홍잉쯔 수수’는 귀주 밖에서는 잘 자라지도 않는다.
중국 기업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마오타이의 성공 비결로 ‘바보스러움’을 꼽는다. 중국의 여러 주류 회사는 인공 발효통 등으로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다. 마오타이는 공정 현대화를 하면서도 높은 비용·시간을 감수하고 생산량이 적은 전통 발효법을 고집했다. 한 병을 위해 30개의 공정, 165개의 세부 작업을 거쳐 최소 5년이 걸린다. 책 뒷부분의 ‘6단계 시음법’이 마오타이 역사 여정의 좋은 마침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