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발작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발작 자체보다 더 끈질기게 환자를 괴롭힌다. 게티이미지뱅크
공황장애는 최근 몇 년간 환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질환 중 하나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2021년 사이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F41.0)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7년 13만 8,736명에서 2021년 20만 540명으로 4년간 44.5%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약 9.6%에 달했다.
연도별 진료 인원을 보면 2020년 17만 7,610명이었던 공황장애 환자는 2021년 한 해 동안 약 3만 명이 더 늘어나며 20만 명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환자 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증한 것이다.
공황장애의 주요 증상은 공황발작이다. 공황발작은 실제적인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뇌가 ‘생존 모드'를 작동시키는 현상이다. 맹수를 만났을 때 가동되어야 할 교감신경계가 엘리베이터나 회의실 등 일상적 공간에서 오작동하는 셈이다. 이때 심박수가 급격히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며 어지럼증이나 손발 저림을 느낀다. 무엇보다 곧 죽을 것 같다는 압도적인 공포감이 밀려오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증상은 10분 이내에 정점에 도달한 뒤 시간이 지나면 점차 가라앉는다. 실제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문제는 발작 이후 나타나는 ‘예기불안'이다. "또 발작이 오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은 발작 자체보다 더 끈질기게 환자를 괴롭힌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나 통제하기 어려운 공간을 피하게 되고, 결국 활동 반경이 급격히 좁아지며 일상이 위축된다.
다행히 공황장애는 치료 반응이 좋은 질환이다. 핵심은 과민해진 뇌의 경보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데 있다. 약물치료는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약물은 예민해진 신경계를 안정시켜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낮추는 토대가 된다.
이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한다. 이는 빠르게 뛰는 심장이 ‘죽음의 신호'가 아니라 ‘과도하게 켜진 경보'임을 뇌에 재학습시키는 과정이다. 신체 반응이 일시적임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두려운 상황을 단계적으로 마주하며 공포의 회로를 재구성한다.
약물치료가 불안의 파도를 낮춘다면, 인지행동치료는 그 파도를 넘는 법을 가르치며 서로를 보완한다. 윤호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관리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이 중요하며 카페인 과다 섭취나 음주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 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을 단순 스트레스로 여겨 방치하면 예기불안이 만성화되기 때문이다. 공황장애 역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이 빠르고 재발 위험도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