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최다 수상 결과를 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 폴 토머스 앤더슨이 직접 받은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아카데미 사상 최다인 1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씨너스: 죄인들’을 꺾고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2026년 아카데미의 승자가 됐다.
1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각색상, 캐스팅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씨너스: 죄인들’은 남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감독이자 각본을 쓴 폴 토머스 앤더슨의 수상 여부는 이번 시상식의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앤더슨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마스터’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으며 세계 3대 영화제를 일찌감치 석권했지만, 유독 아카데미에서만 10번이나 고배를 마셨던 탓이다.
마침내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그는 겸손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는 ‘개 같은 날의 오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죠스’ ‘배리 린든’ ‘내슈빌’ 등 쟁쟁한 걸작들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1975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환기하며 “당시 모든 후보작이 걸작이었듯이 올해도 그렇다. 사람들은 영화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감동적인 수상 소감은 ‘씨너스: 죄인들’로 여성 최초, 유색인종 최초의 촬영상 수상자가 된 어텀 듀럴드 아카포에게서 나왔다. 그는 “나와 닮은 어린 소녀들이 오늘 밤 편안하게 잠들 것이다. 이제 그들도 촬영감독을 꿈꿀 수 있게 됐으니까”라고 말하고는 극장 안의 모든 여성에게 일어나달라고 요청해 이번 수상을 여성 모두의 승리로 돌렸다. 여우주연상을 탄 ‘햄넷’의 제시 버클리 역시 자신의 수상을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바친다는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저 사고였을 뿐’ ‘힌드의 목소리’ ‘시라트’ 등 유독 현실 반영적인 후보들이 많았고 경쟁 또한 치열했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센티멘털 밸류’의 요하킴 트리에르 감독은 무대에 올라 “모든 어른은 모든 아이에게 책임이 있다”는 미국 작가 제임스 볼드윈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는 이걸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에게 투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의 학교에 미사일을 떨어뜨려 170여명의 아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전쟁 책임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