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의 고승’ 발간 간담회
“조계종 AI 대전환 위기 대처할 리더십 필요”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오대산의 고승’ 총서 발간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민족사 제공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정념 스님은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오대산의 고승’ 총서 출간 계획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의 쓰나미가 밀려오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기성의 관행적 모습을 벗어나 우리 불교도 새로운 희망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나 하는, 종도들의 염려와 바람이 상당히 팽배해 있다”며 “어떤 형식으로 대중의 바람에 부응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부응하는 종단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그 리더십은 아마도 타성적인 (기존) 제도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중의 열망이 모이면 새로운 변화, 희망적인 불교의 방향을 함께 설정하는 기반이 제시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종단의 여러 문화가 대중의 애종심을 고양하는 데는 굉장히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종단이 제도적 측면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그랜드 디자인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념 스님은 차기 총무원장 선출과 관련해 추대 형식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서도 “절차적인 정당성이랄까, 리더십을 형성하는 과정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그런 것이 무시되는 추대 구조를 만든다면 시대적 흐름을 잘 수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찰의 민주적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념 스님은 ‘선거에 출마한다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변에서 많은 권유를 받지만, 아직 (총무)원장 스님의 임기가 남아 있고, 종단의 화합에 부정적으로 비치는 면이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이 ‘오대산의 고승’ 총서 가운데 1차 발간된 3권의 책을 들고 있다. 민족사 제공
월정사는 이날 신라부터 현대에 이르는 1400년 오대산 수행 전통을 정리한 ‘오대산의 고승’ 총서 발간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자장율사’ ‘범일국사’ ‘나옹선사’ 등 3권을 1차로 출간했다. 정념 스님은 “그동안 많은 고승의 수행 정신, 사상을 정리·선양하는 작업을 해왔지만 대부분 어려운 논문 중심이었다”며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현대적 언어, 파격적인 장르로 오대산을 빛내고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시대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온 고승을 선정해 새롭게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개별 고승 연구나 사찰의 역사를 다룬 책은 더러 존재했다. 하지만 오대산이라는 공간을 중심축으로 1400년 동안 이어진 수행의 흐름을 하나의 계보로 종합하는 작업은 흔치 않았다. 책 발간을 맡은 윤창화 민족사 대표는 “조계종 25개 본사 가운데 처음 있는 시도”라며 “향후 각 사찰 고승의 삶을 다시 조명하는 새로운 기획의 발단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월정사는 오는 12월까지 신미대사, 사명대사, 한암선사 등 고승 3명의 책을 추가로 내고, 내년 상반기에는 탄허선사, 만화선사를 포함한 고승 관련 서적 8권을 완성할 계획이다. 제9권에선 ‘오대산 불교 문화와 역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제10권 ‘오대산의 역사와 기록―오대산 연구 자료집’에선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주요 문헌 속 오대산 관련 기록을 집대성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