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 모드 시 최고 650마력
폭발적 가속에도 안정적 승차감
일상·트랙 넘나드는 ‘럭셔리 고성능’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제네시스 제공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 이 차는 단순히 빠른 전기차가 아니다. 가속과 함께 터져 나오는 사운드에 긴장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는 ‘럭셔리 고성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에서 그대로 보여준 차였다.
지난해 프랑스 폴 리카르 서킷에서 최초로 공개된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국내에서 시승했다. 글로, 눈으로 담았을 때 와닿지 않았던 것들이 운전대를 잡자마자 확실히 체감됐다. 일상과 트랙을 모두 소화하는 균형 잡힌 승차감과 퍼포먼스는 제네시스가 자신한 럭셔리 고성능의 정수였다.
GV60 마그마의 가속은 전형적인 전기차와 결이 달랐다. 즉각적인 토크가 쏟아지는 것은 같지만, 그 힘이 훨씬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힘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며 차가 노면을 누르듯 가속했다.
초반 가속은 강하지만 속도가 붙을수록 힘이 평평해지는 보통의 전기차와 다르게 이 차는 고속 주행에서도 가속이 계속 살아 있었다. 차체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스티어링 반응은 운전자의 의도에 즉각 응답했다. 코너링에서는 차체가 무겁다는 느낌보다 접지된 상태로 미끄러지지 않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GV60 마그마는 합산 최고 출력 609마력, 최대 토크 740Nm의 전·후륜 모터가 탑재됐으며, 부스트 모드 사용 시 약 15초 간 최고 출력 650마력, 최대 토크 790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이백’(0→200㎞/h) 10.9초, 최고 속도 시속 264㎞로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중 가장 우수한 동력성능을 갖췄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제네시스 제공
스티어링 휠의 주황색 버튼으로 주행 모드를 전환할 수 있었다. 일반 도로에서 GT 모드로 전환하자 서스펜션이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묵직해진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서 넉넉한 출력과 주행 안정성을 경험하면 컴포트 모드로 다시 돌아가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GT 모드는 높은 속도까지 후륜 모터로만 주행하도록 전력 배분을 조절해 갑자기 높은 출력이 전달돼도 충격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가속하게 했다. 덕분에 직진 구간을 시원하게 달릴 때는 물론 장거리 주행에서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속도를 높이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스프린트 모드는 GV60 마그마 주행 성능의 정점을 느낄 수 있다.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과 후륜 모터의 좌우 동력 배분을 담당하는 e-LSD가 모두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된다.
스프린트 모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95% 이상 깊이 밟으면 15초간 부스트 모드가 자동으로 켜진다. 현실이 아닌 마치 가상세계, 영화 속을 달리는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했다.
운전 고수가 아닌 기자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힘이라 바로 스프린트 모드는 한 번 경험하고 전환했다. GT 모드와 스포츠 모드만으로도 가속감을 즐기기엔 충분했다.
놀라운 건 이러한 폭발적인 주행 성능에도 승차감을 놓치지 않은 설계로 일상 주행에도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성격을 유지하고, GT나 스프린트 모드에서도 불쾌한 딱딱함이 아닌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내는 단단함으로 바뀌었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ANC-R)이 기본 적용돼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을 먼저 감지하고, 미리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출력해 소음을 저감했다. 6기통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의 가상 사운드를 내는 E-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플러스는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변속할 때 박진감 있는 사운드의 매력을 배가했다.
GV60 마그마가 경기 화성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드래그 레이스를 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이 차의 진정한 재미는 트랙에서 더 즐길 수 있다. 경기 용인시 제네시스 수지에서부터 GV60 마그마를 몰고 화성에 위치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드래그 레이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시작 지점으로부터 300m 떨어진 곳까지 스프린트 모드에서 런치 컨트롤과 부스트 모드를 모두 활용해 가속하고, 강력한 제동 성능까지 경험하는 구성이었다.
용암이 분출하듯 폭발적으로 가속한 차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마자 강한 힘으로 정차했다. 대형 브레이크와 자연스러운 회생제동은 시속 200㎞가 넘는 초고속에서도 공차중량 2250㎏의 차를 멈추기에 충분했다. 뒷좌석에 탑승했을 땐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이 스릴 넘쳤다.
시내와 고속도로, 트랙 등 GV60 마그마와 함께한 모든 여정은 만족 그 이상이었다. 전기차에선 아쉬웠던 달리는 즐거움,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보다 진화된 럭셔리, 마그마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지 기대되는 시승이었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는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9657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내부. 임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