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운데)가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협업뿐 아니라 자체 기술개발도 지속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체적인 SDV 역량과 엔비디아의 지능형 자율주행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2(운전자의 개입이 전제) 이상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선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레벨4(제한된 구역에서 운전자 없이도 알아서 운행) 로보택시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모셔널은 올해 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레벨4 로보택시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 간 협업 확대는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현대차그룹은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SAP센터에서 자사 연례 기술 콘퍼런스인 GTC 2026의 기조연설을 하며 자사 자율주행 플랫폼을 설명하다가 현대차를 BYD(비야디), 닛산, 지리자동차 등과 함께 “로보택시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차세대 자율주행 AI 모델인 알파마요를 공개하며 벤츠 차량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자율주행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NVIDIA DRIVE HYPERION)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할 수 있는 통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하이페리온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를 묶은 표준 설계구조다.
자동차 제조사(OEM)가 표준 설계구조를 각 사 실정에 맞게 개조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SDV 아키텍처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페리온 도입을 계기로 영상·언어·행동 데이터 수집, AI 학습·성능 향상, 실제 차량 적용, 데이터 품질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보유한 광범위한 데이터, 컴퓨팅·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고성능 AI가 고품질의 도로 데이터를 스스로 수집하고 학습하며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조직(GSO) 담당 부사장은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확대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은 황 CEO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만나 맥주잔을 기울이며 자율주행 협력 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