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지난 24일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문재원 기자
기아의 소형차 모닝과 레이를 생산하는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다. 지난 20일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여파로 부품 수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안전공업 화재로 인해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첫 사례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모닝과 레이를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는 오는 27일부터 모닝·레이 생산을 부분 중단하고, 4월1일부터 11일까지는 전면 중단할 방침이다.
충남 서산에 있는 동희오토는 기아와 부품사 동희홀딩스의 합작사다. 2004년 모닝을 시작으로 현재 레이까지 기아의 내수 및 수출용 소형차를 전량 위탁 생산하고 있다. 모닝과 레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내수와 수출을 합해 모두 18만4819대가 팔렸다.
하지만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화재로 안전공업이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동희오토도 생산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모닝과 레이에는 현대차그룹의 소형차용 1.0~1.2ℓ급 카파 엔진이 들어가는데 여기에도 안전공업이 만든 엔진밸브가 쓰이고 있다. 엔진밸브는 공기와 연료가 엔진 실린더로 유입되고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과정을 제어하는 핵심 자동차 부품이다.
1953년 설립된 안전공업은 자동차·선박용 엔진밸브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연간 생산량이 7000만개를 웃도는 현대차·기아의 핵심 협력사다.
영업 현장에서는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도 신차 출고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울산 공장의 아반떼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차종별 엔진밸브 재고를 점검하는 한편 대체 협력사를 모색 중이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엔진밸브 재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많은 대형차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하다 보니 소형차 생산이 먼저 타격을 입는 것으로 보인다”며 “동희오토가 얼마나 빠른 시일 내 다른 협력사에서 대체 가능한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느냐 여부가 향후 생산 중단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