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가 7일(현지시간)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강 작가가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로 26일(현지시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것은 최돈미 시인이 번역해 2023년 출간한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영어제목 ‘Phantom Pain Wing) 이후 두 번째다. 비영어권 번역문학에 보수적인 미국에서 번역서로, 그것도 도서 평론가들이 주는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 현상은 최근 두드러진다. 소설부문에선 한강 작가가 중심에 있다. 한강은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의 전신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으며, 2018년에도 소설 <흰>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한강은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사의 새 장을 열었고, 전미비평가협회상까지 거머쥐며 세계적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소설가 정보라도 해외에 많이 알려졌다. 정보라는 2022년 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필립 K. 딕 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한국 작가가 세계 3대 SF상 후보에 오른 첫 사례였다. 2023년 천명관의 장편 <고래>, 2024년 황석영의 장편 <철도원 삼대>가 잇따라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세계 유수 문학상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인물로는 김혜순 시인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순은 2024년 시집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한국 작가 최초로 수상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7월 <죽음의 자서전>으로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HKW)이 수여하는 국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아동 문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상은 2022년 이수지 작가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은 2020년 백희나 작가가 각각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이금이 작가는 2024년에 이어 202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 글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번역 문화의 질적 성숙이 한국 문학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고 했다. 특히 2008년 번역아카데미를 설립해 꾸준히 번역가를 양성하고 있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정책적 지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2024년 번역원의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한국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은 약 120만 부를 기록해 전년(약 52만부)의 약 2.3배로 늘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경우 영어와 프랑스어 등 13개 언어권의 번역·출간이 번역원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다만 문단과 출판계에서는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확실히 달라졌다면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번역가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수용 번역원장은 27일 “작가의 깊이 있는 문학성과 이를 온전히 전달한 고품질 번역이 만나 이뤄낸 결실인 만큼, 번역원은 올해도 한국문학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