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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70주년 맞은 백건우의 ‘슈베르트’…“은퇴는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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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데뷔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음악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슈베르트는 가까이 있고 늘 들어왔지만 정말 특별한 작곡가인 것 같아요. 이번 앨범 노트에 스트라빈스키가 한 말을 적었던데 참 맘에 들었어요. ‘슈베르트를 듣다가 잠이 좀 온다고 한들 뭐가 그리 대수인가? 천국에서 깨어나게 될 텐데.’ 어떤 작품은 작곡가가 구상하고 만들려고 한 노력들이 보이는데 슈베르트 음악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면서도 인간이 구상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올해 데뷔 70주년을 맞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새 앨범 <슈베르트>를 냈다. 2013년 <슈베르트: 즉흥곡, 클라비어 소품집, 악흥의 순간>을 발표한 이후 13년 만에 다시 프란츠 슈베르트를 녹음한 것이다. 이번 앨범에는 슈베르트 소나타 13번, 14번, 18번, 20번을 담았다. 그가 가장 이르게 배운 피아노 소나타였던 13번, 그리고 오랫동안 답을 찾아 고민했다는 20번까지 그의 연주 인생을 아우른다. 30일 서울 신영체임버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백건우는 “내가 80살이 돼서 특별히 슈베르트를 선택했다기 보다도 항시 같이 했던 느낌”이라고 했다.

백건우 <슈베르트> 앨범 커버 이미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백건우는 한 작곡가에 일정 기간 몰입하는 스타일.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 때는 새 곡을 공부해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면 접어놓고 그 다음으로 가고…. 돌이켜보면 다 제 속에 잠재되어 있던 음악이 그 시기에 나타나는거죠. 곡을 선정할 때는 그 곡이 나한테 뭔가 말하는 게 있을 때 선택하게 되죠. 근데 그걸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또 말로 표현하고 싶지도 않아요. 소리로서 그걸 표현하고 싶지. 그래서 음악이 좋은 거 같아요.”

느릿한 어조로 평이한 이야기를 한듯 싶은데 곱씹어 보면 오랜 사유가 느껴지는 말들이다. “곡을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고 이해했다 생각해도 몇 년 후에 돌아보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 많이 드러나요. 경험있는 연주자들끼리는 ‘한 곡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적어도 세 번은 되돌아와야 한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렇게 하다보면 20년, 30년이 걸려요. 좀 더 그 곡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계속 하는 거죠. 죽을 때까지 계속될 거예요.”

백건우는 새 앨범 발매와 함께 다음달부터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은 그의 생일인 5월10일에 맞춰 열린다. 이번 무대에선 슈베르트의 청년기와 말기를 잇는 소나타 13번과 20번, 브람스의 ‘네 개의 발라드’를 연주한다. 올 하반기에는 그의 음악 인생을 담은 자서전 출간도 예정되어 있다.

“지난 60년, 70년 동안 겪은 시대를 알리는 것도 나의 의무인거 같기도 했고…. 제가 뉴욕에 간게 1961년이거든요. 당시 뉴욕 음악계를 지금 젊은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거예요. 루빈스타인, 아라우 등등 정말 대단한 연주자들이 동시에 활동했고, 번스타인이 옆집에서 매일같이 지휘하고 있었고, 이름을 대자면 끝이 없죠. 제가 경험한 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지금하고는 많이 다른 거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이면 무엇보다 음악을 생각하고 거리가 멀어지면 안된다 얘기하고 싶어요.”

1956년 11월 18~19일에 열린 ‘제1회 소년소녀를 위한 협주곡의 밤’ 포스터. 포스터 하단의 피아노 독주 명단에 앳된 얼굴의 ‘백건우(白建宇)’가 보인다. 판테온 제공

백건우는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나 10살 때인 1956년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1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학업을 이어간 뒤 미국과 유럽을 누비며 연주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2020년 슈만 앨범, 2022년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앨범, 2024·2025년에는 생애 첫 모차르트 앨범을 선보이며 여전히 녹음과 연주를 ‘현재진행형’으로 이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연주한다는게 자랑스럽고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정말 표현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음악 세계는 계속되는 거죠. 그것이 협주곡일수도, 솔로일수도, 체임버일수도, 가곡 반주가 될 수도 있고, 방법은 여러가지 있어요. 다른 직업하고 달리 저희들한테는 은퇴라는게 의미가 없어요. 워낙 좋은 곡들이 많아서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다 못하죠. 일생이 너무 짧아요.”

백건우는 1976년 결혼해 47년간 해로한 배우 윤정희와 2023년 사별했다. “사람들은 음악 세계와 연관성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일생 해오던 음악을 이어갈 뿐이다. “오랜 세월 연주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뭔가 보여줘야되는 생활을 이어왔는데 이제부터는 정말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제 요즘 마음 상태라고 볼 수 있죠.”

그가 생각하는 ‘구도자’는 어떤 거창한 의미가 아니다. “(구도자라는 별명이) 좀 무거워요. 남들도 다 하는건데.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는 분이면 다 구도자예요. 직업이 뭐든, 종교에서만 하는 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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