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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부딪쳐 불 뿜는 듯” 간송은 경성미술구락부에서 역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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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문화보국 :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18세기)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1936년 11월20일, 일본인 고미술상들이 세운 미술품 거래기관 경성미술구락부가 모리 고이치 전 조선저축은행장 소장품 경매를 열었다. 이날 경매 중반에 “여러 사람이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청화백자양각진사철채난국초충문대병’(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이 나왔다고 고미술 수집가 이영섭이 1974년 2월 ‘월간 문화재’에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에 지부를 둔 고미술 거상 야마나카 상회와 간송 전형필이 호가 경쟁을 벌였다. “검과 검이 부딪쳐 불을 뿜는 듯”했던 경쟁의 승자는, 당시 기와집 15채 값인 1만4580원을 부른 전형필이었다. 이영섭은 “다시 현해탄을 건너려 하던 조선백자 중 가장 귀중한 한점을 그 일보 직전에서 수호하고야 말았다”며 “장하도다. 일본인 거상을 모두 물리치고 우리 민족에게 영광을 가져온 간송”을 칭송했다.

13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문화보국 :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가 ‘참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오는 15일 개막하는 특별전 ‘문화보국 :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에서는 전형필이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사들여 지켜낸 주요한 유물을 소개한다. 전형필이 일제강점기 반출을 막고자 여러 경로로 사들인 유물 중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사들인 것에 주목했다.

김영욱 간송미술관 전시교육팀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1920~1940년대 언론 매체 아카이브와 경성미술구락부 경매 도록을 중심으로 223회의 경매 기록을 확인했으며, 이중 전형필은 32회 응찰했다”며 “전형필이 사들인 유물은 약 350건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이 중 36건 46점을 엄선했다. 17~19세기를 아우르며 특정 작가에 국한되지 않고, 서화와 백자 등 종류도 다양하다.

1922년 설립된 경성미술구락부는 한반도의 고미술 유산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통로이기도 했다. 이들이 여는 경매에는 일본인과 극소수 조선인만 출입할 수 있었는데, 전형필은 일본인 신보 기조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전형필의 생각에 공감하는 일본인들도 많았다”며 “간송 콜렉션은 많은 조선인과 일본인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출품작의 이름과 재료 등 일반적으로 공개되는 정보와 함께 유물을 사들인 경매의 명칭, 경매 출품 때의 유물명 등도 함께 소개된다. 출품작 중 유일한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18세기)은 경매 상황을 묘사한 이영섭과 박병래의 글(1973년 10월19일자 중앙일보 ‘간송의 쾌거’)이 함께 걸렸다. 백자병은 서로 다른 온도에서 색을 내는 세 물감가 모두 제 색을 낼 정도로 수준 높은 기술이 쓰였다. 일제 강점기 때도 가치가 높았던 이유다.

13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문화보국 :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중인 백자들. 연합뉴스

18세기 이름난 서화가인 강세황과 화가 심사정이 글·그림을 주고받은 연작 화첩 <표현연화첩> 또한 1943년 경매에서 전형필이 샀다. 심사정이 암벽과 수목을 그린 화첩의 3면, 강세황이 “맑음이 기이한 운치를 이루네”라고 글을 쓴 4면은 최초 공개된다.

‘간송 컬렉션’의 한 축을 이루는 추사 김정희와 추사학파의 글·그림도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전형필이 사들였다. 김정희에게 서화를 배운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화첩 <석파묵란첩>도 전형필이 1930년 2월 경매에서 산 것이다. 이는 현존하는 전형필의 소장품 중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가장 먼저 사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김정희가 문인 윤정현의 호를 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편액 ‘침계’는 전형필이 1940년 경매에서 샀는데, 윤정현에게 글씨 부탁을 받고 이를 잊지 않다가 30년 만에 써냈다는 기록이 함께 쓰였다.

13일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문화보국 : 신념으로 지켜낸 우리의 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중인 이용림의 ‘서당아집도’(1864). 연합뉴스

전시에는 전형필이 1950년대 대한고미술협회 경매에서 사들인 유물 2건 3점도 출품된다. 전형필은 해방 후 유물 수집을 중단했으나, 한국전쟁 여파로 본인의 소장품이 훼손·유실되고 시장에서 거래되자 일부를 다시 사들였다. 1934년 입수했다가 잃어버린 후 1956년 경매에서 다시 산 이용림의 ‘서당아집도’(1864)은 그중 하나다. 4만환에 사들였다는 부기가 남았는데, 당시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명품이 3만~6만환에 거래됐다고 하니 적잖은 금액을 지불한 것이다.

간송미술관 건물 보화각 앞을 새로 지킬 석호상 한 쌍(19세기 말~20세기 초)도 선을 보인다. 원래 자리의 석사자상은 지난 1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 반환키로 합의된 상태다. 석사자상을 대신할 석호상 역시 전형필이 1935년 3월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1200원에 사들였다.

전시는 6월14일까지. 관람료 성인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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