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이미지와는 결 다른 차림새
최근 음료 스타트업서 사업가 행보
“단순한 ‘검소함’ 아냐···신비성 형성”
배런 트럼프가 캠퍼스에서 즐겨 입는 착장. SNS 갈무리
13만원짜리 백팩에 폴로 셔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가 뉴욕대 캠퍼스에서 자주 보이는 차림이다. 세계 최고 권력자의 아들이자 막대한 자산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흔히 연상되는 ‘금수저’ 이미지와는 결이 다르다. 의도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패션과 행동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낮추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음료 브랜드 이사로 참여하며 사업가로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과도한 관심을 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업 기반을 차근히 넓혀가는 행보 속에서, 그의 스타일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런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당시 어린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하며 전 세계적 관심을 받아왔다. 성장 이후에는 큰 신장과 젊은 시절 아버지를 꼭 닮은 외모로, 일상적인 등교 장면조차 꾸준히 화제가 돼왔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취임시 멜라니아(왼쪽) 사이에 아들 배런(10)이 서 있다. 경향신문 외신 자료사진
최근 배런은 또 한 번 정치 무대에 소환됐다. 이란 공습 이후 미국 내 징병제 논의가 재점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배런을 보내자 (#SendBarron)’ 해시태그가 확산됐다. 대통령 자녀 역시 전쟁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장남 보 바이든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델라웨어 주방위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파병돼 복무했던 사례 등과 비교되며 배런의 행보에 다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배런은 노출을 줄이고 외부에 주목받지 않는 ‘로우 프로파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배런은 흰색 폴로셔츠와 운동화 등 단순한 복장을 반복적으로 착용하며 ‘튀지 않는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해외 매체에 따르면, 배런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비슷한 형태의 검은색 백팩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 해당 제품은 스위스 브랜드 스위스기어 제품으로, 가격은 약 88달러(약 10만~13만 원) 수준이다. 고가 명품과는 거리가 있는, 수납성과 내구성을 중시한 실용형 제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맨 오른쪽)가 2024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서 아버지가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스타일은 의도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약 200cm가 넘는 큰 키로 인해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상황에서, 최대한 평범한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의 아내인 라라 트럼프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배런은 자신에게 상당한 관심이 쏠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래서 더 조용히 지내려 한다”면서 “항상 쿨하게 행동하려 하고, 그래서 공개석상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배런은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상황 판단이 빠르다”면서 “아버지의 사업적 능력을 물려받아 기업가가 되기 위한 길을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배런은 최근 음료 스타트업 ‘솔로스 예르바 마테(SOLLOS Yerba Mate)’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사업가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를 기반으로 한 신생 기업으로, 다음달 음료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해당 회사는 초기 투자금 약 100만 달러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런 역시 공동 창업진과 함께 경영진에 포함돼 있다. 단순히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라, 또래 창업자들과 함께 브랜드 기획과 사업 전반에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실제 경영 경험을 쌓는 단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배런의 스타일을 단순한 ‘검소함’으로 보지 않는다. 미국 잡지 베니티페어는 그의 대학 생활을 다루며 “철저히 드러나지 않는 태도 자체가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서 “그의 낮은 노출 전략이 ‘신비성’을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배런의 맞춤 정장을 제작한 디자이너 네이선 피어스는 인터뷰에서 “그는 옷의 소재와 디테일을 직접 선택할 만큼 취향이 분명하다”며 “겉으로는 차분하지만 매우 영리하고 판단력이 빠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영국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런의 공개석상 모습을 분석하며 “이미 자신만의 스타일과 카리스마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졸업식 등 제한된 공식 행사에서 드러난 태도와 자세를 근거로 한 분석으로, 단순히 ‘튀지 않는 복장’을 넘어 스스로 노출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징집 논란 속 과도한 주목을 피하며 존재감을 낮추려 하지만, 대학 졸업 전부터 사업가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배런의 패션 스타일은 노출과 비노출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전략적 선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