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퀘어]안중근 의사 순국 116주기 유묵 특별전 ‘우리, 다시 안중근을 마주하다’
안중근 의사 유묵 특별전 `우리, 다시 안중근을 마주하다\'가 순국 116주기인 2026년 3월26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려 관람객이 ‘빈이무첨 부이무교\'라고 적힌 안 의사의 유묵을 보고 있다. 안 의사의 동상이 반사돼 보인다.
“빈이무첨 부이무교(貧而無諂 富而無驕·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다).”
안중근 의사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이 순국 116주기인 2026년 3월26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공개됐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사의 신념과 품격이 오롯이 담겼다.
국가보훈부는 이날 특별전 ‘우리, 다시 안중근을 마주하다’를 통해 해당 유묵을 선보였다. 이 글은 ‘논어’ 학이편의 구절을 인용해 쓴 것이다. 안 의사는 1910년 2월14일 사형선고를 받은 뒤 순국할 때까지 감옥에서 자신의 사상과 의지를 담은 유묵을 여럿 남겼다.
이번에 공개된 유묵은 일본 도쿄 도립 로카기념관이 소장해온 진본으로, 6개월간 국내에 대여돼 전시된다. 일본의 문호 도쿠토미 로카가 1913년 뤼순 여행 중 입수한 것으로, 유묵 왼쪽 위에 1918년에 쓴 다섯 줄의 소감이 덧붙여 있다. 안 의사의 유묵 가운데 소장자의 논평이 함께 기재된 사례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이 유묵은 2009년 국내 특별전에서 한 차례 공개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4월3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개막에 앞서 열린 순국 116주기 추모식에는 안중근 의사 후손, 독립유공자 유족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안 의사의 삶과 정신을 기렸다. 행사에서는 제6회 안중근동양평화상도 수여됐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유묵 앞에 발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고 전시관을 둘러봤다. 안 의사 순국일에 부사관 임관식을 마친 뒤 3월31일 기념관을 찾은 박예성(21) 하사는 “마음을 새롭게 다잡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며 “임명장에 ‘위국헌신 군인본분’(안 의사가 남긴 유묵으로,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이 쓰여 있었다.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았고, 1910년 3월26일 뤼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사형 집행 전날 두 동생에게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옮겨 묻어다오”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의사의 유해는 1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와 함께 안 의사의 빈 무덤이 조성돼, 돌아오지 못한 유해를 대신해 의사의 뜻을 기리고 있다.
기념관 쪽은 “죽음 앞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선다”며 “국권 회복과 동양평화를 향한 의사의 굳은 의지가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 순국일에 부사관 임관식을 한 박예성(21) 하사가 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안 의사는 1909년 동지 11명과 함께 동의단지회를 조직해 왼쪽 약손가락 한 마디를 자르고 구국에 헌신할 것을 맹세했다.
안중근 의사 순국 116주기 추모식에서 역사청소년합창단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안중근의사기념관 참배홀에서 안 의사의 동상과 함께 동의단지회 12명의 혈서로 쓴 ‘대한독립’(大韓獨立) 글귀가 새겨진 태극기가 영상으로 전시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 유묵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이 전시 소개문을 읽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빈 무덤(맨 왼쪽)이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안 이봉창·윤봉길·백정기(왼쪽 둘째부터) 의사의 묘와 함께 조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