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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4만 원 케이블카 비용 아끼려다 이 악물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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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5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태산을 오르며 MZ세대가 배운 것

▲ 태산(타이산)

태산(泰山) 남천문에 올라 내려다 본 풍경으로, 오전에 내린 비로 인해 생긴 운무가 산을 둘러싸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 이율

泰山雖高是亦山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登登不已有何難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 만은

世人不肯勞身力

사람이 제 오르지

아니하면서

只道山高不可攀

뫼만 높다 하는구나

<조선 전기의 문신, 양사언(楊士彦)>

중화민족의 성지, 태산(泰山)

태산(동악)은 중국의 5대 명산이라 불리우는 오악(五岳) 중 하나로, 화산(서악), 형산(남악), 항산(북악), 숭산(중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특유의 상징성으로 인해 으뜸으로 쳐주는 산이다.

중국의 황제 중 통일 왕조를 건설 내지 유지하고, 태평 성대를 이룬 황제는 하늘에 이를 고함으로써 권력 강화를 위한 정당성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를 봉선(封禪) 의식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봉선은 이곳 태산에서 이루어졌다. 봉선을 처음으로 거행한 이는 황제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한 진(秦)의 시황제(始皇帝)이며, 그 뒤를 이어 광무제, 수문제, 당고종 등 여러 통일 군주들이 태산에 올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광으로 많이 찾는 산둥(山東)반도의 칭다오(靑島)시에서 기차로 3시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그 이름과는 달리 해발 1,505m의 높이(백두산, 2,593m)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허나 베이징(北京) 이남 화북 평야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산이라고 인식됨에 따라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태산이 자리 잡고 있는 타이안(泰安)시는 인구가 500만이 넘는 도시로 중국 내에서는 소도시(?)라 평가 받을 수 있겠지만, 절대적 인구가 많은 만큼 편리한 교통 수단은 물론, 글로벌 유통 및 외식 브랜드들이 적지 않게 분포해 있다. 상상하는 것처럼 열악한 환경의 시골은 아니므로 여행에 불편함은 크게 느끼지 못하리라 생각된다. 2월 중순경, 나는 이곳을 다녀왔다.

하늘 아래 뫼라도, 태산은 태산이다

▲ 중천문 계단 길

중천문에서 남천문을 잇는 1,500여개의 계단으로, 꼭대기에 남천문이 보인다

ⓒ 이율

▲ 중천문 계단 길

중천문에서 남천문으로 오르는 계단 길이다.

ⓒ 이율

태산을 오르는 등반 코스는 여러 곳이 있지만, 비교적 난이도가 낮아 많은 이들이 주로 찾는 구간은 '천외촌(天外寸,티엔와이춘)-중천문(中天門, 쫑티엔먼)-남천문(南天門, 난티엔먼)-옥황정'이다.

매표소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버스비가 포함된 티켓 값을 치르면(별도의 표는 주지 않고, 여권을 인식해서 입장) 중천문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데, 도착과 동시에 선택의 갈림 길에 서게 된다. 성인 1인 당 편도 100위안(2026년 기준, 약 2만 원 상당)을 지불해 케이블카로 몇 분 만에 남천문까지 가거나, 수 많은 저 계단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오르며 체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필자는 평소에 산을 잘 오르지 못하므로 잠시 케이블카로 마음이 기울었으나, 멀리 보이는 남천문을 한 번 바라본 뒤에는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생각보다 가까워 보여서 조금만 수고로움을 견디면 왕복 4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꽤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는 미처 몰랐다. 올라야 할 계단이 1,500여 개라는 사실을 말이다.

처음에는 계단을 한 번에 여러 개 넘거나 뛰어다녔다. 그렇게 해도 10분을 넘어 30분이 지났을 때까지도 힘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 무렵 뒤를 돌아보았는데 꽤 많이 올라왔고 또 위를 올려다 보니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아닌가. 체력과 등산 실력에 취한 필자는 정상을 향해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지칠 때에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등반을 지속했다. '사람들은 이게 뭐가 힘들다며 호들갑을 떨었던 거야?'

그렇게 1시간이 지났을까?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아도 나는 계속 제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중국 지도 어플인 'A-Map(구 고덕지도)'을 실행시켜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나는 고작 1/4을 올랐을 뿐이었다. 이제라도 다시 내려가서 케이블카를 타기에 늦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정신을 새롭게 무장하고 이를 악물었다. 그 후로는 위를 올려다 보지 않았고, 뒤를 돌아보는 일도 없었다.

이 등산 길에는 하산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등산하는 사람들만 한 가득이다. 아무래도 시황제의 발자취를 따라 오르는 것에 의미를 두고,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타는 게 아닌가 싶다. 보통 모두 케이블카를 타거나, 한 번만 탄다면 하산이 아닌 등산 시에 케이블카를 타는 게 합리적인 일인 것을 감안했을 때, 한편으로 태산이 중화민족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도 있었다. 또한 어린 아이부터 청년과 노인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무섭게 한 곳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정신 자세에서 나는 경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나는 시황제가 가마에 실려 산 정상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분명 경건한 봉선을 행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두 발로 걸어 올라갔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부하들은 물론 당대의 사람들이 시황제를 결코 천하의 패자(覇者)로 인정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이윽고 4시간이 넘었을 때, 비로소 나는 1500여 개의 계단을 넘어 남천문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동안 계단을 오르며 많은 생각을 했고 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겸손하지 못 했다가 큰 코를 다친 일, 너무 힘들다며 지레 겁먹고 포기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그때의 내가 어떻게 행동했으면 좋았을지를 이번 등반에서 배웠다.

누군가 자신은 산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했으며, 옛 선인들은 학문을 닦으려 산에 들어갔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결코 거짓이나 헛된 일이 아님을 다시금 곱씹어 본다.

▲ 태산(타이산)

태산 정상 부근으로 저 멀리, 최고봉인 옥황정을 볼 수 있다

ⓒ 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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