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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에 36년 만의 개기 월식, 사진 찍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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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주최 '개기월식 사진으로 달까지의 거리재기' 시민과학 프로젝트 열어

필자는 별을 좋아해서 주말을 이용해 일반인을 위한 천문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자말>

▲ '천왕성과 블러드문'

달 바로 옆에 별처럼 보이는 천체가 천왕성이고 조금 더 떨어진 곳의 천체는 항성이다.

ⓒ 심재철

올해 정월대보름에는 36년 만에 개기월식이 찾아온다.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이날 시민이 직접 촬영한 달 사진을 모아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전국 각지에서 같은 시각 개기월식 중의 달을 촬영해 천문 현상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까지의 거리를 추정해보는 행사다.

정월대보름은 음력 새해 들어 처음 맞는 보름달을 보는 날이다. 올해는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친다. 보름달이 동쪽 지평선 위로 떠오른 뒤 약 30분이 지난 18시 49분부터 달의 아래쪽이 조금씩 가려지기 시작한다.

달이 지구 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은 20시 4분 시작되며, 20시 33분 42초 최대식을 이룬다. 이후 21시 3분경부터 달은 다시 밝아지기 시작해 22시 17분 지구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난다.

▲ 시간별 월식 진행 예상도

일반 시민이 달이 어두워지는 것을 느끼는 시점은 달이 지구 본영에 들어갈 때 부터이다.

ⓒ 한국천문연구원

개기월식 중 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붉게 보이는 이유는 지구 대기를 통과한 붉은 계열의 빛이 굴절돼 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기월식 중의 달은 어둡고 붉은빛을 띠며, 흔히 '블러드문(Blood Moon)'이라고 불린다.

이번 개기월식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 기상 조건만 좋다면 전국 어디에서나 개기월식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개기월식은 단순한 천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왔다. 약 2500년 전 아리스토스는 월식 때 달 표면에 드리운 지구 그림자가 둥글다는 점을 근거로 지구가 둥근 천체라고 설명했다. 약 2300년 전 아리스타르코스는 개기월식과 부분월식의 진행 시간을 비교해 지구 그림자와 달의 크기를 견주며 두 천체의 크기 관계를 추론했다.

▲ 2025년 9월 8일 새벽에 일어난 개기월식 과정과 블러드문

달이 지구 그림자로 들어갈 때, 달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모습으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정덕모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은 '개기월식 사진으로 달까지의 거리 재기'다.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서로 200km 이상 떨어진 여러 지역에서 같은 시각, 배경별과 함께 달을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 달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 위치 차이, 즉 시차(視差, Parallax)를 이용하면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평소에는 보름달이 너무 밝아 배경별과 함께 촬영하기 어렵다. 그러나 개기월식 중에는 달의 밝기가 크게 낮아져 주변 별과 함께 기록하기가 쉬워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 점을 활용한다. 일반 시민이 촬영한 사진에 더해 천문지도사들은 천체망원경과 카메라를 활용해 보다 정밀한 달 사진을 확보할 예정이다.

▲ 초승달과 벌집성단(M44)

어두운 별을 사진에 표현하기 위해서는 노출을 수초 이상으로 설정한다. 이 경우 달은 너무 밝기 때문에 노출 과다가 된다.

ⓒ 김지훈

서울 영등포구청사 앞마당에서는 사전 신청한 60여 명의 시민과 천체망원경 5대가 동원돼 공동 관측과 촬영이 진행된다.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참여해 같은 시각 개기월식 중의 달을 촬영할 예정이다. 시민 참여와 정밀 관측 자료를 함께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교육적 의미와 관측 자료 축적이라는 두 측면을 갖는다.

▲ 블러드문과 항성

2022년 11월 8일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천체망원경의 접안렌즈에 스마트폰을 대고 촬영.

ⓒ 심재철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20시 10분부터 21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달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개기월식 사진으로 달까지의 거리 재기' 프로젝트 담당자 이메일(khanacheon@gmail.com)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홈페이지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회는 우수 사진을 제출한 5명을 선정해 2026년 천문달력 5부씩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시민이 직접 관측 자료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보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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