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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떡, 마카오 야경 투어 1시간 만에 알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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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도광장부터 호화찬란한 호텔 까지... 여기저기 번쩍번쩍, 자본주의 '끝판왕'을 만나다

도시공학 전공자이자 채식 지향인으로서 홍콩 도시를 리뷰합니다. 이는 프로참견러의 리뷰 연재의 일부입니다. 건축물, 교통수단과 공공공간, 동물과 먹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카오 번외 편을 다룹니다. 지난 2025년 11월 중순 5일 동안 108,167보(하루 2만 1천 보) 구석구석 걷고 관찰하면서 느낀 바를 기록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홍콩 리뷰를 시작합니다. <기자말>

많은 사람이 홍콩을 여행하며 마카오도 함께 돌아본다. 홍콩에서 마카오까지는 배로 1시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숙박하며 마카오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하고 일정 중 하루만 마카오에 머무르며 홍콩, 마카오를 여행하기도 한다.

여행 전 마카오는 두 가지로 기억되는 도시였다. 도박 그리고 영화 <도둑들>. 종종 유명인들의 원정 도박 소식과 함께 마카오라는 도시 이름을 들었고, 영화 <도둑들>의 배경 도시가 마카오라는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흔적을 간직한 세나도 광장

먼저 마카오를 이해하려면 근현대사 이해가 필요하다. 마카오는 중국 도시지만 16세기 중반부터 1999년 중국에 반환될 때까지 포르투갈의 통치를 받았던 곳이다. 마카오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인 '에그타르트'가 이를 말해준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약 400년을 포르투갈이 통치 했으니 마카오는 중국 속 포르투갈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세나도 광장은 포르투갈의 흔적이 남은 마카오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세나도광장 건너편에 있는 IAM빌딩(시정국)

ⓒ 이현우

세나도광장 건너편에는 IAM빌딩(시정국)이 있다. 마찬가지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시정국은 시민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기관이다. 과거 포르투갈의 마카오 청사로 활용되었고 반환 이후에도 '민정총서'라는 이름으로 활용되었다. 과거 사진을 보면 건물 전면에 민정총서라고 쓰여있는 글씨를 볼 수 있다. 자치기관으로 일정 부분 정치적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9년부터 시정국으로 변경되면서 건물에 붙어있는 이름도 바뀌게 되었다. 이름의 변화는 포르투갈 통치 체제에서 중국 특별자치구로 변화하는 마카오의 정치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되면서 생긴 변화다. 인근 지역인 홍콩에서도 도서관 앞에 국기게양대를 볼 수 있었는데 가운데 중국기인 오성기가 가장 높게 걸려 있고 그 바로 옆에 홍콩 지역을 상징하는 깃발이 걸려 있다.

숙소 인근 거리에서도 포르투갈식 돌타일 '깔사다 포르투게사'를 볼 수 있었다.

ⓒ 이현우

하지만 세나도 광장 주변 관광지에는 여전히 포르투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세나도 광장을 중심으로 성바울성당 유적까지 걷는 게 일반적인 관광 코스다. 걷다 보면 이곳이 포르투갈인지 중국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특히 바닥은 포르투갈식 돌타일로 포장되어 있다. 이를 '깔사다 포르투게사'라고 부른다. 물결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가 머물던 숙소 인근의 광장에서도 볼 수 있는 바닥 양식이었다.

세나도광장 인근 포르투갈 양식의 건축물과 1층 상가

ⓒ 이현우

양 옆은 포르투갈 양식 건축물이 줄지어 있다. 건축물 1층에는 각종 판매 시설이 입점했다. 육포, 주전부리, 음료 카페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의류 매장도 많다. 성바울성당까지 가는 길은 약간 오르막길이지만 상점에서 파는 각종 상품과 포르투갈식 건축물에 정신을 팔려 걷다 보면, 어느새 마카오의 랜드마크인 성바울성당이 나온다.

마카오 성바울성당 유적

ⓒ 이현우

성바울성당은 현재 한쪽 벽면만 남아 있다. 낮의 풍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밤에는 불빛이 비추어 야경이 아름답다. 마카오를 방문한 관광객이 꼭 찾는 명소다. 포르투갈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세나도광장을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하며, 마카오에서 2박 이상 머문다면 타이파 빌리지나 콜로안 빌리지에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추천한다.

금빛을 뿜어내는 마카오 건축물

세나도 광장에서 타이파 지역으로 이동해보자. 타이파 지역 내 코타이 구역으로 가면 호텔과 가 몰려 있다. 이곳에서는 정말 번쩍이는 불빛을 내뿜는 화려한 건축물이 많다.

우리는 마카오 야경 버스투어를 신청했다. 야경 버스투어는 마카오 주요 건축물을 돌아보면서 건축물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투어다. 밤이 되면 더 화려해지는 마카오를 단시간에 감상할 수 있다.

마카오의 그랜드 리스보아

ⓒ 이현우

그중 그랜드 리스보아는 2008년에 건축된 마카오 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독특한 모양과 화려한 조명 때문에 더욱 눈에 띄기도 하다. 파리지엔 마카오는 프랑스 파리를 콘셉트로 건축한 호텔이다. 앞에 에펠탑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고 중간층에는 레스토랑이 있다. 영국 런던을 형상화한 더 런더너 호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형상화한 더 베네치안 마카오도 있다.

놀랐던 건 형상화한 건축물이 조악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파리에 있는 실제 에펠탑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마카오 내 에펠탑만 보더라도 생각보다 높은 높이로 에펠탑을 구현해 냈다. 마카오 야경 투어 버스를타고서야 서울에 온 외국인 관광객이 버스투어를 타는 이유를 알았다. 야경 투어 1시간 만에 마카오가 어떤 도시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호텔과 가 있는 건축물은 반짝거렸다. 마카오는 잠들지 않는 도시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건축물의 높이나 크기에 압도되어 입이 떡 벌어졌지만 이상하게도 아름답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아마도 건축물에서 인간의 노력보다는 자본의 힘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일 테다. 하지만 이것도 마카오라는 도시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카오의 밀집된 주거시설

ⓒ 이현우

화려한 건축물만 있는 건 아니었다. 돌아다니다 보면 서민들이 살법한 주거용 건축물도 볼 수 있었다. 밀도 높은 외관만으로도 내부 규모를 유추할 수 있었다. 공동주택 풍경만큼은 홍콩과 매우 유사했다.

의 도시

마지막으로 마카오에 오면 꼭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장소가 있었다. 바로 였다. 를 빼고서 마카오를 설명할 수 없다. 앞서 설명한 유명한 호텔들은 모두 를 가지고 있다. 마카오에는 랜드마크처럼 보이는 가 한두 개가 아니다.

방문했던 중 하나는 입구부터 이곳이 어떤 장소인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1층 출입구 앞에서부터 절망하며 로비 바닥에 웅크려 앉아 있는 방문객이 있었다.

1층 로비에는 부와 번영을 상징하는 재신상이 있다. 마카오의 건축물이 그렇듯 동상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아마도 몇몇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 있는 2층으로 가면서 재신상을 바라보며 간절히 빌지도 모른다. 과연 재신상은 이곳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재물의 운을 가져다줄까? 아니면 를 만든 이에게 재물을 가져다주는 신일까?

마카오 한 로비에 있는 재신상

ⓒ 이현우

많은 관광객이 재미로 적은 금액으로나마 를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평소 승부욕이 있고 중독에 약한 스스로를 잘 알고 있기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에는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창문이 없다. 곳곳엔 가드들이 배치되어 있다. 기계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가 얼마나 큰 돈을 굴리는 곳인지, 그곳이 유지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내부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기계가 있다. 딜러가 배치된 게임도 있고 기계로만 조작하는 도 있다. 내부 사진 촬영은 불가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내부 사진을 촬영하다가 내부 가드에게 바로 제지 당했다.

의 거래는 칩으로 이루어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의 본질은 신용이듯, 칩도 내부에서는 화폐의 역할을 한다. 내부에서는 돈을 칩으로 바꾸어 게임하고 칩은 돈으로 바꾸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돈으로 직접 게임을 하다 보면 돈을 잃는 충격이 훨씬 강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돈이 아닌 칩으로 게임을 하다 보니 가볍게 즐기는 게임처럼 느껴질 것 같다. 내부를 둘러보며 딜러가 카드를 나누어주고 배팅하고 카드를 열어보는 일련의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는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할 정도로 보안을 중시하는 장소이지만 동시에 포용성이 느껴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한 참가자가 카드 한 장을 펼치면서도 자신의 모든 기와 바람을 불어넣었다. 카드를 펼치는 사람의 간절함과 절실함만큼 카드는 구겨진다. 구겨지는 카드 가지고 제지하는 사람이나 주의를 주는 딜러가 없다. 그 정도야 아무 문제없으니 당신은 게임만 즐기라는 것 같았다.

또한 마카오 주요 도심지와 를 순환하는 셔틀버스가 무료로 운영된다. 호텔이나 이용객 뿐 아니라 마카오에 방문한 모든 방문객이 가능하다. 무료로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를 방문해 보니 단번에 이해되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에 빠져 게임을 즐긴다면 셔틀버스 운영 비용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자본주의 끝판왕

마카오는 사람의 욕심을 끝까지 밀어붙여 탄생한 번영의 도시다. 자본주의가 마음껏 도시를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하나만 있어도 놀라울만한 건축물이 곳곳에 있었고 놀라운 규모의 가 호텔마다 있었다. '자본주의 끝판왕' 도시랄까?

가 있는 호텔 내부 복도도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 이현우

홍콩은 포장지가 잘 씌워진 자본주의 도시 같았다면 마카오는 적나라한 자본주의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였다. 홍콩은 예상보다 아름답고 정이 가는 도시였다. 마카오는 생각보다 더 화려한 도시였다. 마카오에 다시 간다면 타이파 빌리지나 콜로안 빌리지에 가서 여유롭게 포르투갈의 정취를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두 도시 매력이 있는 건 틀림 없다. 도시를 관광하고 경험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운 홍콩, 화려한 마카오. 이만 홍콩, 마카오 도시 리뷰를 마친다.

덧붙이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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