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선필] 김애란 "나는 사회적 작가"... 영화 <내 이름은> 관람 약속 지킨 이재명 대통령
<오마이뉴스>에서 16년째 영화와 대중문화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엔터계 주요 소식을 매주 전합니다. <기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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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손석희의 질문들> 시즌4 마지막 출연자였던 김애란 작가.
ⓒ MBC
"시대를 바꾸는 힘은 언제나 '답'을 가진 자가 아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15일 시즌4 마지막 방송을 마친 MBC <손석희의 질문들> 기획 의도의 일부 문구입니다. 2024년 7월 13일 첫 방송 이후 정치, 경제, 문화 관련 인사들이 꾸준히 이 프로그램을 찾았는데요. 마지막 방송 출연자는 김애란 작가였습니다.
1980년생인 김 작가는 22세에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등단한 이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왔습니다. 한국일보 문학상 최연소 수상(<달려라, 아비>), 이상문학상 최연소 수상(<침묵의 미래>) 등 각종 문학상을 거머쥐며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과 단편 <입동> 등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됐고, 이중 <두근두근 내 인생>은 배우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까지 제작됐습니다.
이런 김 작가지만 정작 방송 출연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첫 방송 출연 소감에서 그는 "무대를 청소하는 스태프, 1층 아나운서국에 붙어 있는 바른말 쪽지 등을 보며 이게 공영 방송사의 미덕이구나 생각했다"며 다소 긴장한 모습이기도 했는데요. 곧이어 이어진 질문들에는 거침없는 답을 쏟아냈습니다.
이날 방송의 핵심은 사회와 시대, 사람을 바라보는 김 작가의 시선이었습니다. '김애란은 오랫동안 사회학자였다'는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말을 인용하며 묻는 손석희 진행자에게 김 작가는 "당연히 사회 속에 사니까 사회적 소설을 쓴다"고 분명하게 답했습니다.
이어 그는 "다만 소설을 집이라고 한다면, 독자분들이 제 집에 들어오기도 전에 싫증 내면 어쩌나 걱정이 있다"며 "사회적 주제를 집의 뼈대나 콘크리트로 세우지 않고, 독자분들이 무슨 집인지 모른 채 들어왔다가 그 집을 나갔을 때 사회적 공기가 몸에 냄새처럼 배어 바깥공기와 만나 환기되는 식으로 상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진행자는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제가 많은 경험을 했는데 우리 말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도 있는데 난 왜 이렇게 직선적으로만 얘기했나 반성도 해본다"라고요. 무거운 주제인 작품들임에도 그 사이에 매번 농담이 서려 있다는 질문에는 "너무 뜨거운 위로의 온도 때문에 상대에게 정서적 채무감을 줄 수 있는데 (농담은) 비장함을 좀 낮춰서 상대를 정서적으로 빚진 상태로 만들지 않는 위로라는 생각도 든다"고 답했습니다.
김애란 작가는 자신의 단편 <입동>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모두 세월호 참사와 연관됐음을 처음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들에서 세월호 참사가 연상된다'는 독자들 반응을 전한 진행자에게 김 작가는 "출간 후 인터뷰에도 언론에도 그렇게 설명한 적이 없지만, 그렇게 읽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꼭 그 주제여서 언급 안 한 게 아니라 동시대 사건과 저와의 거리감, 이야기와의 거리감이 너무 가까워서 그랬다"고 답했습니다.
김 작가는 방송에서 진행자에게 되묻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 문학의 가능성, AI와 인간의 차이를 묻는 말에 김 작가는 "망설임이다. 누군가의 고민, 아픔을 들을 때 말을 삼키고 주저하는 찰나가 있더라"며 "결례가 안 된다면 손석희 앵커님이 진행했던 뉴스의 예를 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4월 4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고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다 20여 초간 침묵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주저함 안에 힘겹게 서 있는 어떤 배려나 품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사고처럼 보일 수 있는데 어떤 진실과 인간이 서 있는 모습을 우리가 다 봤다고 생각한다. 그때 역시 망설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AI가 진행했다면 보도 원칙에 따라 속도와 효율에 따라 진행했겠지만 오히려 동시대를 통과하고 있고, 함께하고 있다는 걸 강렬하게 느꼈다. 인간의 결함이나 한계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 미덕이고 개성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중략)
전엔 문학의 내용에 집중해서 그 가치를 말했다. 요즘 드는 생각은 내용보단 형식에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어떤 진실은, 어떤 고통은 반드시 그 사람이 말하고 싶은 속도로 말하고 싶은 분량만큼 전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특화된 장르 중 하나가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안에 집중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말하고 싶은 사람의 속도대로 쓰인 작품을 읽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문학이 우리 삶의 문제를 돕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표 안 나게, 결코 생색내지 않는 형태로 천천히 우리를 돕는다고 생각한다."
[영화계] <내 이름은> 관람 약속 지킨 이재명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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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서울 용산CGV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영화 <내 이름은> VIP 시사회에 참석해 출연 배우인 염혜란, 김규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주 4.3을 다룬 또 하나의 극영화가 15일 개봉했습니다. 올해로 팔순을 넘긴 정지영 감독의 신작인데요. 개봉일 저녁 서울 용산CGV에서 특별한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내 이름은>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것이었는데요. 앞서 이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반 시민 165명을 초청한다는 공지를 올린 바 있습니다.
무대에 오른 이 대통령은 "대량 학살이나 잔혹한 행위의 배경에는 정치권력이 있다"며 "그렇기에 살아있는 한, 혹은 자손들이 물려받은 상속 재산이 있다면 자손만대까지 책임을 묻고,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김 여사는 이 영화 주연 배우인 염혜란에게 "팬이에요"라며 덕담을 전했다고도 합니다.
<내 이름은>은 크라우드펀딩 참여자 9778명의 돈이 마중물이 된 작품입니다. 역사적 비극이라는 소재 때문에 초기 투자 유치가 어려웠다는데요.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기 전인 2024년 1월경 제작사는 시민사회 리더 32명으로 발기인을 구성하고 659명의 시민을 중심으로 한 제작위원회를 꾸린 바 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올라가는 엔딩 크래딧을 보면 백낙청 교수, 함세웅 신부 등이 이름이 올라와 있는데요. 거기서 이 대통령, 김민석 총리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정지영 감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 감독은 "사실 처음에 제작위원회를 꾸릴 때 정치인은 전부 배제하려 했는데, 그 사이에 총선이 있었고 이름을 올린 분들 중 정치인이 된 분도 생기게 됐다"며 "그래서 오히려 역사의식이 있는 정치인들도 적극 모시려 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정 감독이 부탁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정 감독은 "일정상 이 대통령이 우리 영화를 못볼까 싶었는데 뜻밖에 이렇게 크게 행사를 해주실 줄 몰랐다"며 "감사하고 큰 힘이 된다"는 소회를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 내외 모두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 후문입니다. 아픈 소재의 이야기지만,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도 사뭇 궁금해집니다.
[가요계] 건재함 증명한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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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첼라 무대에 선 빅뱅.
ⓒ 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이 글로벌 음악 축제 중 하나인 미국 코첼라 무대에 섰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아래 '코첼라') 무대에 오른 빅뱅 영상에 국내외 팬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무대가 의미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요. 5인 체제였던 빅뱅이 3인 체제(대성·태양·지드래곤)로 재편한 뒤 처음 선보인 무대라는 점, 데뷔 20주년이라는 점,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첼라 출연이 무산됐던 2020년 이후 6년 만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의 무대는 약 60분간 이어졌습니다. 히트곡 '뱅뱅뱅'을 시작으로, 세 사람은 '판타스틱 베이비', '맨정신', '루저' 등을 소화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태양은 솔로곡 '링가링가'를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소화했고, 지드래곤은 '파워'를 부르다가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모습에 외신에서도 호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 SFGATE >는 '코첼라에서의 빅뱅 컴백은 기대에 부응하는 무대'였다며 '단순한 향수 소비가 아니라 이들이 여전히 K-POP의 기준점'이라 평했습니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2017년 마약 관련 사건을 설명하고, 멤버였던 승리의 버닝썬 사건과 재판 과정을 덧붙이며 3인 체제를 '산업적으로도 의미 있는 재집결'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17일 코첼라 공식 SNS 계정을 보면 빅뱅의 '뱅뱅뱅'은 1750만 뷰를 기록해 5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무사히 3인 체제 신고식을 치른 만큼 이들의 새로운 시즌을 기대해 볼 법합니다.
[방송계] 임성한 작가 36년 만에 베일 벗나
<보고 또보고>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오로라 공주>로 잘 알려진 임성한 작가가 데뷔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설 예정입니다. 64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개그 유튜버 엄은향이 임성한 작가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한다고 공지했기 때문인데요. 이 정보대로면 17일 저녁 7시 45분, 엄은향 채널에서 임 작가의 실제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임 작가는 앞서 언급한 작품들로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더 정확히는 2000년대 한국 막장 드라마의 문법을 대중화시키고, 확장한 드라마 작가로 표현하는 게 맞을 겁니다. 특유의 자극적인 설정 때문에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는 시청자들의 고백이 쏟아지던 때도 있었는데요. 2015년경 은퇴를 선언했다가 6년 뒤 번복했던 임 작가는 한동안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3년 만에 <닥터신>이라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TV조선에서 방송 중입니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라고 소개되고 있는데요. 첫 방송일인 3월 14일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뇌를 바꾸는 설정과 급 로맨스로 전개되는 설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익숙한 반응입니다. 그간 임 작가는 출생의 비밀, 무속, 불륜 등의 소재를 사용해 왔고, 예측 불가능한 대사와 전개로 수차례 시청자들을 당혹게 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늘 화제였습니다. 대표작인 <보고 또 보고>(1998)의 최고 시청률이 57.3%, <인어 아가씨>(2002)가 47.9%, <하늘이시여>(2005)가 44.9%를 기록했고, 2010년대 작품이던 <오로라 공주> <아현동 마님> <보석 비빔밥> 등도 20%대 이상의 최고 시청률을 보여왔습니다.
이에 비해 <닥터신>은 첫 방송 후 1%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입니다. 종합편성채널이라는 한계 때문일까요. 그럼에도 이 작품을 함께 보고 수다를 나누는 모바일 오픈채팅방엔 많은 사람들이 입장해 있다고 합니다.
대중 앞에 선 그가 어떤 말들을 할까요. 일단 17일 라이브 방송에서 확인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