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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고층 건물 개발 둘러싼 국가유산청 서울시 간극 여전…국가유산청, 시추 벌인 SH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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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답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 허민(오른쪽 첫 번째) 국가유산청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세운4구역 내 사업시행인가 중단 및 대응 관련 언론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앞 고층 건물 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허가 없이 시추 작업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의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매장유산법 위반으로 혜화경찰서에 고발했다.

국가유산청은 SH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 없이 11곳의 지점을 시추,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지난 11일 적발하고 16일 고발했다고 밝혔다. 시추는 지층의 구조나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의 시추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세운4구역 내 유적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법령에 따라 SH공사의 발굴조사 완료 신고와 국가유산청장으로부터 완료조치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법률적으로 아직 발굴 중인 매장유산 유존지역(매장유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앞서 2022∼2024년 해당 구역을 조사한 결과 세운4구역 조선시대 한성부의 도시계획 수립과 변화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들이 발견됐다. 건물지 592동, 우물 199기, 도로, 동서배수로, 마을을 보호하고 침입자를 단속하기 위해 입구에 세운 이문(里門)지, 다수의 동물 뼈 등이 출토됐다.

SH는 매장유산을 어떻게 보존할지 계획을 제출했으나 2024년 문화유산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논의가 보류된 상태다. SH는 재심의를 위한 자료나 보존관리 방안을 지금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은 모든 현상변경 행위를 중단하도록 했고 반입된 중장비도 즉각 철수시켰다. 김창권 역사유적정책관실 유적발굴과장은 “마을 어귀로 들어가는 지점에서 이문 유구가 나온 것은 종묘 앞 세운4구역이 국내 첫 사례로 알고 있다”며 “현재 이문과 배수로 일부는 공주와 연천 등에 분산 보관하고 있으며, 동물 뼈는 국립문화유산연구원에 별도로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향후 공사가 완료되면 이 유구들을 다시 가져와 재설치할 계획이다.

종묘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은 또 지난 1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종묘와 관련해 강력한 입장 표명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서한에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세운4구역의 개발 인허가 절차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겠다는 입장 확인 서한을 3월 안에 회신하지 않을 경우 종묘를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보존 의제’로 상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19일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4월 중으로 해당 지역의 사업시행인가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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