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미국에서 3월만 되면 남성들의 피임 수술이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농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러트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상에서 3월에 정관수술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2007~2015년 데이터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데, 이 시기는 미국 대학 스포츠 협회(NCAA)의 남자 대학 농구 전국 챔피언을 가리는 토너먼트 대회가 열리는 때와 겹친다.
‘3월의 광란’ 또는 ‘빅 댄스’로도 불리는 이 대회는 단판 승부 방식에 따라 드라마틱한 이변이 종종 펼쳐져 미국에서 가장 큰 연례 스포츠 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정관수술 건수가 대회가 열리는 시기와 겹치는 것은 남성들이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는 동안 마음 편히 경기 생중계를 시청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26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남자 농구 대회가 열리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빅 12 컨퍼런스 토너먼트 챔피언십에서 애리조나의 코아 피트(10)가 휴스턴의 조셉 터글러(11)의 수비를 뚫으려 하고 있다. 2026.3.14. AP 뉴시스
미시간 메디신의 제임스 듀프리 박사는 “주요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시기는 정관수술 예약이 몰리는 때”라며 “수술 후 2~3일 동안 안정을 취하라는 권고를 받게 되는데 회복하는 동안 소파에 앉아 경기 생중계를 시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농구 시즌과 정관수술과의 연관성은 2017년 한 의료 IT 업체의 블로그 글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 글은 2016년 3월 농구 토너먼트가 시작한 첫 주에 정관수술 건수가 평년보다 30% 증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남성. 아이클릭아트
워싱턴 대학교의 비뇨기과 전문의 케빈 오스트로스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8년 학술지 ‘비뇨기학’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러한 경향을 학술적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국 남성 수백만명의 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에 정관수술 건수가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것이 ‘3월의 광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말에도 수술 건수가 급증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 시기 환자들이 연간 보험 자기부담금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자기부담금에 도달하면 보험사가 의료비를 더 많이 부담하기 때문에 비급여 시술이 실질적으로 더 저렴해지기 때문이다.
사이언스얼러트는 이러한 경향이 2008년 오리건주의 한 비뇨기과 클리닉이 내놓은 광고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가설도 소개했다.
이 라디오 광고는 “‘3월의 광란’이 다가오면 집에서 큰 화면 앞에 앉아 경기를 볼 이유가 필요하죠”라며 “토너먼트 시작 하루 전에 오리건 비뇨기과에서 정관수술을 받으세요. 최고의 선택입니다”라고 홍보했다.
이 광고가 대대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비뇨기과 병원들도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는 남성. 아이클릭아트
이러한 유행이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견해도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알렉산더 로잔스키는 “정관수술을 받은 남성들에게 수술 후 격렬한 운동이나 활동을 피하고 회복 지침을 잘 따르도록 하는 것이 때로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3월의 광란’은 이들이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잘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구실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