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사칭 유튜브 채널
“심장마비 오면 혈자리 눌러” 황당 허위 정보
국방부 “이 원장과 무관” 일축
유튜브 ‘이국종 교수의 조언’이라는 채널에 올라온 영상.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얼굴과 이름을 도용하고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목소리를 입힌 사칭 채널이지만 조회수는 많게는 60만뷰를 넘겼다. 자료 : 유튜브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얼굴과 이름이 내걸린 유튜브 채널의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많게는 60만뷰가 넘는 영상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채널은 이 원장의 사진에 인공지능(AI)으로 목소리를 입힌 사칭 채널로, 확인되지 않은 의학적 지식을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27일 국방부와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 20일 유튜브에는 ‘이국종 교수의 조언’이라는 채널이 개설돼 불과 1주일 만에 4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해당 채널에는 이 교수의 얼굴 사진과 “건강에 대한 지식을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는 인삿말이 올라왔다.
이어 “매일 아침에 먹는 ‘그것’은 설탕보다 위험하다” “고지혈증, ‘이것’ 한 잔이면 혈관이 뚫린다” 등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 6개가 게시됐다.
영상은 이 원장의 얼굴 사진에 조악한 배경과 자막, AI으로 생성한 목소리를 입혀 각종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중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있어 의료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2일 올라온 ‘심장마비가 혼자 있을 때 오면, 이 10초를 모르면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심장마비 전조 증상이 나타났을 때 ‘2초 간격으로 강하게 기침하기’, ‘가슴 중앙 두드리기’, ‘특정 혈자리 자극하기’ 등이 필수 수칙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급성 심장질환이 의심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에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의료계는 이러한 방법이 오히려 골든타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럼에도 해당 영상은 67만 조회수를 넘겼고, “응급 대처법을 쉽게 잘 설명해주셨다”, “혼자 사는 노인들께 중요한 말씀”, “방법을 잘 숙지해서 위급 상황에서 잘 활용하겠다” 등의 댓글마저 달렸다.
유튜브 ‘이국종 교수의 조언’이라는 채널에 올라온 영상.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얼굴과 이름을 도용하고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목소리를 입힌 사칭 채널이지만 조회수는 많게는 60만뷰를 넘겼다. 자료 : 유튜브
국방부는 이 원장을 사칭한 유튜브 채널에 대해 조처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해당 채널은 이 원장과 무관하다”면서 “군 당국 차원에서도 사칭 계정에 대한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당 채널 외에도 유튜브에는 저명한 의료인을 사칭한 허위 채널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학 교수 등 의료인의 얼굴과 이름을 내걸고 AI로 생성한 목소리를 입히는 채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중장년층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채널은 과장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의학 정보를 나열해 조회수를 늘려 을 취하는 것을 넘어,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과대 광고하기도 한다.
이에 지난 1월 국회에는 AI로 의사를 사칭하거나 제품 효능을 왜곡해 홍보하는 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