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통에 담긴 다양한 알약. 123rf
약장 안에 오래된 약을 그냥 두는 습관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독성 물질로 변할 수도 있어 전문가들은 즉시 버릴 것을 권고한다.
28일 데일리메일은 처방약이든 일반 의약품이든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약을 약장에 쌓아두는 사람이 많다며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오래된 약을 방치하면 집 안이 지저분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효과가 줄어들거나 오히려 해로운 물질로 바뀔 수 있다. 두통약이나 알레르기약이라면 약효가 떨어지는 수준에서 그칠 수 있지만, 심장약, 경련 치료제, 에피펜처럼 응급 상황에 쓰는 약은 효과가 약해지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유통기한 지난 약, 독 된다
약은 시간이 지나면 열, 습기, 빛 등의 영향으로 화학 반응이 일어나 성분이 변한다. 예를 들어 세균성 감염에 쓰는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는 오래되면 ‘무수테트라사이클린’이라는 물질로 변하는데, 이 성분은 ‘판코니 증후군’이라는 희소 신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시럽과 같은 액체 형태의 약은 개봉 후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눈이나 귀, 소화기관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처방받은 항생제를 끝까지 먹지 않고 남겨뒀다가 나중에 다른 감염에 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항생제는 종류마다 죽일 수 있는 세균이 다르다. 피부 감염에 처방받은 항생제가 편도염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처럼, 잘못된 항생제를 쓰면 감염이 낫지 않고 오래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항생제 내성이다. 항생제를 잘못 쓰거나 중간에 끊으면 세균이 그 약에 적응해 더 강해진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280만 건 이상의 항생제 내성 감염이 발생하고 3만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진통제·변비약 쌓아두는 것도 금물
치과 치료나 수술 후 남은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약장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집 안에 두기 가장 위험한 물질 중 하나다. 조사 결과 처방전 없이 진통제를 오남용한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지인의 약장에서 약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약장에 알약, 분말, 좌약 등 변비약을 여러 종류 쌓아두기도 한다. 하지만 변비약, 특히 장을 자극하는 방식의 제품을 오래 쓰면 장이 약에 의존해서 오히려 변비가 심해질 수 있다.
오랜 기간 남용은 탈수, 전해질 불균형, 장 신경 손상으로도 이어진다. 변비가 반복된다면 약을 바꿔가며 쓸 게 아니라 의사나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오래된 안약, 눈에 세균 집어넣는 꼴
충혈 제거나 알레르기용 안약을 몇 년째 약장에 두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개봉한 안약에는 불과 몇 주 만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오래된 안약을 넣으면 가벼운 자극에서 시작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각막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쓰다 남은 안약이 있다면 바로 버리고 새것을 사는 것이 안전하다.
간호사 테리 드레허 프리켄버그는 “약장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곧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1년 이상 정리하지 않은 약이 있다면 지금 당장 살펴볼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