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민화의 상징적 존재인 송규태 화백이 별세했다. 92세.
9일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8일 일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34년 경북 군위군 출신인 고인은 민화의 선각자 대갈 조자용(1926~2000) 선생이 1967년 민화 중심의 에밀레박물관을 개관, 고인에게 민화의 보수·수리를 맡긴 것이 계기가 돼 민화의 세계에 눈을 떴다.
송규태 화백 - 서울신문 DB
섬세하고 화려한 필력은 민화의 모사와 복원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과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궁중 회화 및 민화의 수리·복원 작업을 잇달아 맡으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했다. 청와대 본관 벽에 걸린 일월오봉도가 고인의 작품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외국 손님들에게 민화를 선물하기 위해 고인에게 호작도와 화조도 등을 부탁했고, 호암미술관과 신라호텔에 민화 병풍을 들여놓기도 했다.
고인은 2000년대부터 평생교육원과 파인민화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민화전통문화재 제1호에 선정됐으며 2017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은 1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