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클리닉
또래와 10cm 이상 차이 ‘저신장’ 의심
최종 성인 키 정확 예측 ‘뼈나이’ 중요
성장호르몬 치료는 어릴수록 ‘효과’
영양 섭취·질 높은 수면·규칙적 운동
자연적 호르몬 분비 노력도 필요해
부산 센텀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과장은 “성장클리닉에서는 아이의 현재 골연령, 사춘기 성숙도, 부모의 유전적인 키 모두를 고려해서 성인 최종 키를 예측한다”라며 “질병적 저신장이 아닌 추가적 키 성장이 목적이라면 자연적인 성장 노력을 시도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자녀가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다. 아이의 키 성장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성장클리닉은 아이들이 표준 성장 곡선에 맞춰 적절한 속도로 잘 자라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곳이다. 사춘기 발달, 소아 비만 등도 함께 관리하며 아이들이 최적의 상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들 성장장애 원인은?
키 성장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유전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신장은 일반적으로 50cm 정도인데, 돌이 될 때까지 1년 동안 20~30cm로 가장 많이 자라고, 이후 두 돌까지는 1년간 12cm 정도로 자란다.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서서히 성장하는 시기로, 매년 5~6cm가량 자란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성호르몬 분비로 생후 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급성장기를 맞이한다. 성장이 빨라져 15·16세까지 1년에 7~12cm 정도 자란다. 이후에는 점차 성장판이 닫히면서 성장 속도가 줄어들고 조금씩 자라다가 성인 키에 도달하게 된다.
의료법인 센텀의료재단 센텀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지 과장은 “정상적인 성장과 반대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 연령의 또래 100명 중에서 키 순서로 3번 이내인 경우를 말한다”라며 “또래에 비해 키가 10cm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저신장을 의심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키가 크는 속도도 중요한데 김 과장은 “3~10세의 어린이가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는 경우, 현재 키가 정상이라고 해도 성장장애가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내부에 있는 원인으로 발생하는 저신장을 1차성 성장장애, 외부 환경에 의한 저신장을 2차성 성장장애로 분류한다. 1차성 성장장애의 원인에는 △골격계 이상(연골무형성증) △염색체 이상(터너증후군) △선천성 대사 이상 △자궁 내 성장 지연 △저신장증이 동반되는 증후군 등이 있다. 2차성 성장장애 원인에는 △영양 장애 △만성 전신성 질환 △정신·사회적 문제 △내분비 질환(성장호르몬 결핍증, 갑상선기능저하증) △탄수화물·지질·단백질 대사 이상 등이 있다.
■키 성장 진료는 언제부터
또래 100명 중 세 번째로 작은 경우에 해당하는 저신장, 현재 키는 저신장에 해당하지 않지만 성장 속도가 연간 4cm 미만인 성장장애, 키 백분위수가 표준 성장곡선을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감소하는 경우, 사춘기가 시작됐으나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경우, 또래 대비 체질량 지수가 5백분위수 미만인 저체중에 해당한다면 성장클리닉 진료가 필요하다.
아이들의 키를 미리 계산하는 방법 중 부모의 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다. 부모 키를 토대로 유전적인 성인 예측 키를 계산하는데, 정확성은 떨어져 성장 추이를 예측하는 데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한다.
김 과장은 최종 성인 키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뼈나이 ‘골연령’이라고 밝혔다. 같은 나이의 어른이라도 건강검진을 하면 생체 나이가 각각 다른 것처럼, 같은 연령대의 아이들도 골연령, 즉 성장판의 성숙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골연령은 보통 X선 촬영으로 판정하는데 초음파 검사로 추정하는 방법도 있다.
김 과장은 “같은 키라고 하더라도 골연령이 빠르다면 성장이 빨리 멈춰서 최종 성인 키가 예상보다 작을 수 있고, 골연령이 어리다면 남들보다 늦게까지 키가 클 수 있다”라며 “성장클리닉에서는 현재의 골연령과 사춘기 성숙도, 부모의 유전적인 키를 모두 고려해 성인 최종 키를 예측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면 진료 전 키와 체중 검사를 하고 아이 성장 상태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한다. 보호자는 병원 방문 전에 임신주수와 출생 체중 등 아이의 ‘출생력’과 부모·조부모의 키를 확인하고, 영유아 건강검진과 학생 신체검진 기록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의사는 우선 아이의 성장 상태 확인, 사춘기 발현 정도, 성장장애와 관련된 질환 동반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후 골연령을 측정하는 성장판 검사와 영양 결핍, 만성 전신질환, 내분비질환 등을 확인하는 혈액과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결과와 종합 상담 등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도울 치료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키 크려면 운동·영양·수면이 기본
키 성장에서 유전적 영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80%에 달한다. 김 과장은 “이미 정해져 있는 유전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성장에 영향을 주는 나머지는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운동, 수면, 영양은 기본이고 그 외에 필요하다면 성장호르몬 주사를 이용해 키 성장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어릴수록 효과가 좋다. 성장판이 많이 열려 있을수록 치료했을 때 클 수 있는 키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증후군, 누난증후군 같은 질환이 있을 경우 진단 즉시 바로 호르몬 치료가 권고된다. 하지만 질병적 저신장이 아닌데 단지 현재의 키가 아쉬워서, 추가적으로 키를 키울 목적인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보다는 자연적인 키 성장 노력을 시도하는 것이 먼저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매일 하루에 한 번 집에서 피하주사로 진행된다. 주사 부위는 주로 복부, 상완부, 대퇴부, 둔부이다. 주사에 익숙해진 고학년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주사를 놓기도 한다. 부작용 없는 치료를 위해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사춘기 진행 상황·골연령 체크가 필요하다.
김 과장은 “몸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을 증가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라며 “성장호르몬은 파도와 같이 파동성으로 분비되는데 운동과 깊은 수면을 취할 때 분비가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전했다. 반대로 스트레스나 비만은 성장호로몬의 분비를 억제한다. 때문에 아이들이 충분한 영양 섭취, 질 높은 수면,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는 생활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운동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뼈나 관절을 튼튼하게 만들어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한창 자라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최소한 8시간 정도로 숙면을 취해야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