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경력 어필하며 직접 ‘낙하산 인사’ 부인
과거 부적절한 언사 지적…공식적 사과 선행 돼야
[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정동극장의 신임 대표이사로 개그맨 출신 서승만을 임명했다. 앞서 지난 2월 배우 장동직을 국립정동극장의 이사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서 대표까지 임명하면서 정치권과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공개 지지를 이어온 인물들에 대한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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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서 대표가 공공 예술기관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실무 역량 발휘에 앞서 과거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는 이번 인선에 대해 정동극장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도 도심 속 열린 문화 공간으로서의 체질 개선을 꾀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서 대표는 임명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그간의 경력을 언급하며 전문성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그는 행정학 박사 학위 취득 사실과 더불어 소극장 운영, 마당놀이 등 풍부한 공연 기획 및 제작 경험을 강조하며 본인이 ‘낙하산 인사’가 아님을 피력했다.
실제 서 대표의 이력은 앞서 임명된 장 이사장과는 차별점이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장 이사장의 경우 비록 비상임직이며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 사실상 ‘명예직’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행정 경험이나 극장 운영 전문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은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장 이사장 역시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한 인물로,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정치적 해석도 자연스레 더해졌다.
반면 서 대표는 실무를 총괄하는 상임직으로서 행정적 이론과 현장 감각을 갖췄다는 점에서, 문체부의 실질적인 정책 기조를 수행할 인물로 풀이된다. 다만, 전통 공연 예술의 핵심 기지인 정동극장의 고유한 색깔과 서 대표의 대중 지향적 경력이 긴밀하게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문화예술계 내부에서도 견해가 분분한 상황이다.
서 대표가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제시해야 할 비전은 크게 세 가지 실무적 방향으로 압축된다. 첫째, 행정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조직 운영의 효율화다. 국립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방만한 요소를 점검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극장의 자생력을 높이는 과제다. 둘째, 마당놀이와 소극장 기획 경험을 이식한 ‘전통의 현대화’다. 관객과의 소통이 강점인 마당놀이의 특성을 정동극장의 정체성과 결합해, 내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층을 유인할 수 있는 대중적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동길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극장을 도심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관광 자원화 전략이다.
이런 비전을 어떻게 구현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서 대표의 과거 경력을 보면 어느 정도 기대를 해볼 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실무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서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낮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과거 개인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쏟아냈던 부적절한 발언들에 대한 정리다. 당시 그의 발언들은 특정 계층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편향되거나 거친 표현을 담고 있어, 공공 예술기관을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서 대표가 행정력과 비전을 증명하기에 앞서, 공적 책임을 맡은 인물로서 과거 정제되지 않았던 언행에 대해 진솔하고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입을 모은다.
사적 영역에서의 발언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국립기관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상, 이 부분은 공개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도덕적 결함이나 구설을 덮어둔 채 실무 능력만을 강조하는 것은 공공기관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국립기관의 대표는 단순히 업무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다. 과거의 발언이 기관의 예술적 정체성과 대중적 신뢰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취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결국 서승만 대표가 자신을 향한 보은 인사 프레임을 탈피하고 제시한 비전에 추진력을 얻기 위한 첫 단추는 ‘공식적인 사과’가 되어야 한다. 논란이 된 과거 언사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 표명을 통해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먼저 갖추는 것이, 정동극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명분이 될 것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비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대중과 예술계가 납득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진정성 있는 입장 발표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