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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연령대에서 신장암 발생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20~30대 젊은 층의 신장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비만과 지방간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경우 위험도가 2배 이상 치솟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일 기준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신장암 발생은 2013년 대비 약 67.7% 증가하며 전체 암 증가 폭을 크게 앞질렀다. 신장암 유병자 수는 10년 새 2.4배 늘어 전체 암 중 8위를 차지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2023년 환자 수는 2013년 대비 76.4%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박주현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한국인 560만여 명을 대상으로 최대 12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이는 조기 발병 신장암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역대급 규모의 코호트 연구다.
그 결과, 추적 기간 중 총 2956명의 신장암 환자가 발생했다. 분석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젊은 층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신장암 발생 위험이 약 1.46배 높았다.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위험은 더 가중되어, 중등도 지방간은 약 37%, 중증 지방간은 약 70%까지 신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결합했을 때다. 이 두 요인을 모두 가진 경우 신장암 발생 위험은 일반인 대비 약 2.12배까지 상승하며 뚜렷한 '상승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연령, 성별, 흡연 및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간에 축적된 지방이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등 전신적인 변화가 신장 세포의 돌연변이를 촉진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주로 비만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의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박주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젊은 연령대에서 급증하는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방간의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이라 불린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비만하거나 대사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과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간 건강은 물론 신장 건강까지 챙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