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났는데 마셔도 될까?”…커피 보관과 맛의 기준 따로 있다. 픽셀즈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이다. 봉지 바닥에 남은 커피로 마지막 한 잔을 내리려는 순간, 포장지에 찍힌 ‘유통기한’ 혹은 ‘베스트 바이(Best by)’ 날짜가 눈에 들어온다. 이미 기한이 지났다면 버려야 할까.
전문가들은 커피의 유통기한을 식품 안전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품질 유지 기간’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한다. 분유나 의약품, 우유처럼 섭취 안전성과 직결된 제품과 달리, 커피의 날짜 표시는 로스터나 판매 전략에 따라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간이 지난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맛과 향은 확연히 달라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미가 줄어들고, 심한 경우 나무 같은 텁텁한 풍미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분쇄 커피는 개봉 이후 빠르게 품질이 떨어진다. 밀폐 용기에 보관하더라도 며칠, 길어야 몇 주 사이에 향과 풍미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남아 있더라도 이미 ‘최상의 맛’은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마실 수 있는지 여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향’을 확인하는 것이다. 커피 특유의 진하고 풍부한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퀴퀴하고 밋밋한 냄새가 난다면 이미 풍미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또한 습기가 차거나 덩어리가 생긴 경우, 곰팡이 흔적이 보인다면 즉시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러한 경우는 단순한 품질 저하를 넘어 변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보다 신선하게 즐기기 위한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분쇄 커피보다 원두 상태로 구매한 뒤, 마실 때마다 갈아 사용하는 방식을 권한다. 원두는 공기와의 접촉 면적이 적어 상대적으로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최근에는 가정용 소형 그라인더도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작은 투자만으로도 집에서도 카페 수준의 풍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결국 커피의 ‘유통기한’은 마셔도 되는지 여부보다는, 얼마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에 가깝다. 날짜보다 중요한 것은 보관 상태와 향, 그리고 개인의 미각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