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젬픽 ‘단약’ 후 몸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연구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약물 치료에서 ‘지속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에만 주목하기보다, 장기적인 복용 계획과 의료진 상담을 기반으로 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픽셀즈
체중 감량과 당뇨 치료를 넘어 ‘기적의 약’으로 불려온 GLP-1 계열 치료제가 복용 중단 시 예상보다 빠르게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심혈관 보호 효과가 단기간에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학술지 BMJ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 33만여 명의 건강 기록을 3년간 추적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GLP-1 계열 약물인 오젬픽을 복용했다.
연구 결과, 3년간 꾸준히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약물이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그러나 복용을 중단할 경우 상황은 달라졌다. 연구에 따르면 약물 복용을 6개월만 중단해도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최대 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1~2년 이상 중단한 경우에는 위험 증가폭이 22%까지 확대되며, 그동안 축적된 보호 효과가 사실상 상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역학자 지야드 알-알리는 이러한 현상을 ‘대사적 채찍 효과(메타볼릭 휩래시)’로 표현했다. 심혈관 보호 효과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잃는 데는 훨씬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체중 증가 역시 대표적인 변화다. GLP-1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복용을 중단하면 억제됐던 식욕이 다시 증가하면서 체중이 빠르게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더해 염증 수치, 혈압, 콜레스테롤 등 주요 대사 지표도 다시 악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치료 중단이 단순한 ‘원상 복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중간에 끊을 경우 일부 보호 효과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건강 관리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구 기간 동안 GLP-1 약물을 복용한 환자의 26%는 치료를 중단했고, 23%는 6개월 이상 복용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 공급 부족, 부작용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복용 초기 환자의 약 절반이 메스꺼움을 경험하며,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도 보고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약가와 수급 불안정 문제가 더해지면서 치료 지속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GLP-1 계열 약물 치료에서 ‘지속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에만 주목하기보다, 장기적인 복용 계획과 의료진 상담을 기반으로 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물 중단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