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자료사진
여행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음식이나 숙소 위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만인이 오가는 비행기 내부의 위생 상태를 못 미더워하며 탑승하자마자 물티슈로 팔걸이와 테이블을 닦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해외 매체 Reader’s Digest는 “의외로 우리가 손에 쥐고 다니는 물건이 더 많은 세균을 옮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예상 밖의 주범… “항상 손에 쥐고 다니는 물건”
전문가들은 여행 중 반복적으로 손에 닿는 ‘개인 소지품’이 오히려 세균 확산의 주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한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진 가장 세균이 많은 물건은 ‘여권’이다. 거의 모든 여행에 들고 다니지만, 세척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바로 그 필수품이다.
올해 일본의 철도 패스 업체인 JR패스가 미생물학자와 협력해 여권, 기내용 가방, 위탁 수화물, 신발, 코트, 휴대전화 등 여행 필수품에서 샘플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권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이는 신발보다 무려 7배가 많은 수치다.
미국의 공중보건학 전문가 브라이언 라부스에 따르면 여권은 가뜩이나 사람이 많은 공항과 비행기에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세균에 오염된다. 미생물학자 제이슨 테트로 박사는 잘 찢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진 종이와 표지에 더 많은 박테리아가 번식하게 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JR패스가 의뢰한 연구에서는 어떤 종류의 박테리아가 있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테트로 박사는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모든 물건에는 일반적인 사람 피부의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타액과 대변에서 유래한 미생물이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포도상구균, 대장균, 코리네박테리움, 연쇄상 구균 등이 여행용품에서 흔히 발견되는 박테리아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기회 감염성 병원균이나 독감, 코로나19,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끔찍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정보지만 여권의 박테리아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감염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은 크지 않다고 라부스 박사는 강조했다. 여행 중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들이고 알코올 기반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테트로 박사는 “(사람이) 편안할 때는 1시간에 약 16번 정도 얼굴을 만지지만, 긴장하면 더 많이 만진다”고 전한다. 낯선 나라에 도착해 입국 심사관 앞에서 한껏 긴장한 상태로 여권을 돌려받았다면, 이 찜찜함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테트로 박사는 세관을 통과한 후에는 안전을 위해 여권을 닦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잘 찢어지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니 물티슈로 잘 닦아낼 수 있다는 것. 이후 완전히 건조시킨 후에 밀봉 가능한 별도의 봉투에 보관할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