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5]
◀ 앵커 ▶
단종의 마지막 4개월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약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한국 영화가 천만 관객을 기록한 건,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22개월 만인데요.
그동안 OTT에 밀려 고전하고 있던 국내 극장가에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영화를 만든 장항준 감독조차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봤는지, 농담처럼 공약을 던졌습니다.
[장항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지난 1월 29일)]
"1천만 되면, 될 리도 없는데, 만약에라도 되면 전화번호 바꾸고 개명하고…"
그런데,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이 몰렸습니다.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4> 이후, 끊겼던 천만 영화의 맥을 이은 건,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인 사극이었습니다.
자극적 소재가 아닌 한국적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천만 코드'로 통한 겁니다.
[강세라 / 관객]
"저도 원래 사극을 즐겨 보진 않는데 주변에서 막 사람들 만나면 계속 "<왕과 사는 남자> 봤어?" 하다보니까..."
"노산군이 해를 입었을 때, 고을 아전 엄흥도란 사람이 찾아가 곡을 하고 장사했다."
조선왕조실록 속 한 문장에서 상상력은 시작됐습니다.
이제껏 사극은 주로 왕위 찬탈의 역사를 담았지만, 이번엔 가장 높은 곳에서 쫓겨난 왕과 민초들과의 만남을 상상했습니다.
[장항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왕의 이름이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면 했던 그 지키려는 사람들의 어떤 소중한 충절, 마음, 우정 이런 것들에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마지막 몸부림, 상상 속 역사는 현실과 닮은 꼴이었습니다.
그 서사의 힘에 더해진 배우들의 호연은 설에 이어 3.1절 연휴까지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모았습니다.
[박훈민 / 관객]
"감정 이입해서 생각해 보니까 너무 좀 저도 감정이 북받치는 그런 장면이었어서"
급성장한 OTT에 밀려 고전하던 영화계는,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흥행에 모처럼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유해진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 역]
"요즘은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또 투자를 해주시고, 그래야지 또 영화계도 또 움직이고 그러니까…"
"관객으로 들어가 백성이 되어 나온다." 한 평론가는 이 영화를 이렇게 평했습니다.
태블릿으로, 또 스마트폰으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혼자 영화 보는 게 일상이 된 2026년.
극장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보고 듣는 이유를, 예상을 깬 25번째 1천만 영화의 탄생은 스스로 답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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