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공연을 계기로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방문은 광화문과 명동에 집중됐지만 실제 소비는 성수동에서 더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 관광지보다 ‘트렌드 상권’으로 소비 중심축이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29일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BTS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외국인 방문자 수는 중구가 7만8,6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로구 3만7,569명, 마포구 3만6,308명, 강남구 3만4,613명, 용산구 3만1,329명, 성동구 2만1,570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연이 열린 광화문과 명동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통계는 로밍으로 SK콤을 이용한 단기 체류 외국인을 기준으로, 전체 외국인을 포괄하지는 않는다.
BTS 공연 효과를 보다 명확히 보기 위해 전년 같은 날(2025년 3월 22일)과 비교한 증가율을 보면 양상이 달랐다. 작년 같은 날 대비 외국인 방문 증가율은 종로구가 49.9%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가 52.6%로 이를 웃돌았다. 중구(15.1%), 마포구(14.0%), 강남구(30.0%)보다 상승 폭이 컸다.
공연이 포함된 3월 20~22일 주말에도 유사한 흐름은 이어졌다. 방문객 수는 중구가 23만3,028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가 12만1,880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증가율은 성동구가 48.4%로 가장 높았고, 종로구 37.3%, 강남구 22.5%, 중구 19.3% 순이었다.
명동이 있는 중구의 증가율은 성동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는 광화문 일대 방문객 일부가 성수동과 강남 등 다른 상권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실제 소비는 공연 당일 광화문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GS25에 따르면 광화문 점포 매출은 전주 대비 233.1% 증가했고, 일부 매장은 최대 4.8배까지 뛰었다. 명동 편의점 매출도 94.5% 늘었다.
다만외국인 소비 증가세는 성수동에서 더 뚜렷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 매장의 공연 당일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반면, 성수동 매장은 69% 늘었다.
주말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명동은 32% 증가에 그친 반면 성수동은 75% 상승했다. 전주(3월 13~15일) 성수동 매장 증가율이 33%였던 점을 감안하면, 공연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상권별 특성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중구는 면세점과 호텔 중심의 전통 관광지, 종로구는 경복궁·광화문 등 관람형 관광지 성격이 강하다. 반면 성수동이 포함된 성동구는 로컬 브랜드와 팝업스토어가 밀집한 체험형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패션 유통업계 관계자는 "BTS 공연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젊은 여성층이 주를 이룬다"며 "이들은 단순 쇼핑보다 패션·뷰티·음식 등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동이 전통 관광지라면 성수동은 지금의 서울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