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치킨과 고기로 ‘K-푸드’를 만끽하고, 귀국 직전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K-뷰티’를 체험하면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인 뷰티 성지인 강남에서 홍대와 명동으로 의료 소비 거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 전용 올인원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WOWPASS)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대표 이장백)는 2025년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K-푸드·K-뷰티 소비 트렌드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권 정보 기반의 실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실제 동선과 선호도를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K-푸드 메뉴 1위는 ‘닭’ 요리였다. 결제 금액 상위권 매장을 분석한 결과 ‘BHC 치킨’이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닭한마리’ 메뉴로 승부하는 ‘진할매원조닭집’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소고기 전문점 ‘영천영화식육식당(3위)’, ‘오다리집간장게장(4위)’, 육회 전문점 ‘부촌(5위)’ 순으로 집계됐다.
방한객의 출신 지역별 선호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일본과 북미 관광객은 구이용 고기를 가장 선호한 반면, 대만과 홍콩 지역 관광객은 장어 요리에, 중국 관광객은 국밥에 지갑을 열었다. 특히 독일 관광객 사이에서는 ‘김밥’ 결제 비중이 높았는데, 이는 지난해 인기를 끈 K-콘텐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접한 한국 음식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식사 시간대별로는 아침에는 가벼운 빵과 커피를 선호했으나, 점심(63%)과 저녁(75%) 시간대에는 압도적인 비율로 한식을 선택하며 한국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경향을 보였다.
‘귀국 전’ 즐기는 K-뷰티…마포·중구 성장세 강남 압도
K-뷰티로 대변되는 의료 소비는 여행 후반부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여행 일정을 20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피부과 및 성형외과 결제 비중이 가장 높은 시점은 출국 직전인 ‘여행 후기(10%)’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대만(20%), 중국(16%), 홍콩(14%), 일본(10%) 등 아시아권은 물론 유럽·북미(10%) 지역 관광객에게서도 유사하게 관찰됐다. 피부 및 성형 시술 후 동반되는 붓기나 일시적인 불편함이 자칫 여행의 즐거움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소비로 풀이된다. 여행 초반에는 관광과 미식 등 체험 활동에 집중하고, 일상 복귀 직전 시술을 받음으로써 회복기를 본국에서 편안하게 보내려는 전략도 보인다.
의료 결제 비중은 여전히 강남·서초구에서 높게 나타났으나 성장 속도는 마포구와 중구가 가팔랐다. 2024년 대비 2025년 강남·서초구의 결제 금액이 60% 증가하는 동안, 마포구(홍대 등)는 122%, 중구(명동 등)는 1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광객의 숙소와 주요 활동 반경이 마포구와 중구에 몰려 있어,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병·의원 방문이 늘어남에 따라 연계 소비인 약국 결제액 역시 전년 대비 222% 폭증하며 K-의료 관광의 파생 효과를 증명했다.
이장백 오렌지스퀘어 대표는 “와우패스 결제 데이터는 외국인 관광객의 국적, 성별, 연령대 등 인구통계학 정보에 기반한 실시간 동선 및 소비 심리를 분석할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어, 향후 K-관광 산업의 전략 수립에 핵심적인 가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