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PM2.5)가 뇌혈관 세포 에너지 대사 기능 저하시켜 혈류 감소 유발 확인
한국뇌연구원 등 공동연구진, 환경오염·퇴행성 뇌질환 연관성 이해 과학적 근거 제시
한국뇌연구원(KBRI, 원장 서판길)은 치매연구그룹 김도근 박사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와 공동으로 초미세먼지(PM2.5)가 뇌혈관 기능을 저하시켜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신경독성 기전을 규명했다고 전했다.
초미세먼지는 그동안 폐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왔으나, 뇌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과 작용 경로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뇌 환경 유지에 필수적인 뇌혈관 내피세포에 주목해 그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는 뇌혈관 내피세포의 아릴 탄화수소 수용체(AHR)를 활성화해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저하시켰다. 이로 인해 세포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감소하면서 혈관 조절 기능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뇌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 뇌혈관과 성상교세포 등 주변 세포 간 상호작용에도 이상이 관찰됐다. 이러한 변화는 뇌 속 노폐물 제거와 물질 교환을 담당하는 시스템에 차질을 빚어 뇌의 항상성을 무너뜨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변화는 기억과 학습의 핵심 영역인 해마(hippocampus)에서 두드러졌다. 해마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과 밀접한 부위인 만큼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 요인이 장기적으로 뇌 기능 변화와 연결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기능을 시작으로 뇌 환경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기전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교신저자인 김도근 박사(한국뇌연구원)는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뇌 환경 유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민 뇌 건강 보호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공동교신저자인 박계명 교수(UNIST)는 "초미세먼지가 뇌혈관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저하시켜 혈관 기능과 뇌 환경에 연쇄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규명했다"며 "환경오염과 뇌질환 간 연관성을 이해하는 기초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진, 박계명 UNIST 교수, 황성수 UNIST 연구원(우측, 공동 제1저자). UNIST 제공
공동교신저자인 이규홍 박사(KIT)는 "우리나라 대기 미세먼지의 독성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재현함으로써,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실제와 가깝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환경보건, 정책, 연구개발 등에 적용 가능성을 높혔다"고 말했다.
초미세먼지에 의한 뇌 손상 기전.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하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뇌연구원과 국가독성과학연구소 기관고유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신진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