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멍집사의 반려동물 양육기<3>
보장비율·한도·갱신 구조에 따라
실제 부담액 최대 3배 차이
70~80%가 기본 보장…90% 보장은 '프리미엄 옵션'
수술비 최대 500만원 vs 200만원, 보험사별 격차 뚜렷
"강아지 수술비가 141만8700원 나왔습니다."
자료사진. 픽사베이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43)는 최근 반려견의 배꼽탈장과 중성화 수술을 위해 한 동물병원을 찾았다. 펫보험은 아직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김씨는 진료비 전액을 자비로 냈다.
명세서를 받아 들고 나서야 세부 내역이 눈에 들어왔다. 초진비 1만3700원, 초음파 검사 5만5700원, 방사선 촬영 4만2700원, 혈구검사 5만2000원, 혈액가스 검사 5만8700원, 제대탈장 수술비 36만6600원, 고환적출술 13만7700원, 마취비 16만7700원, 멸균가운 4만4400원 등 27개 항목이 촘촘히 쪼개져 있었다.
김씨는 "수술비만 생각했는데 검사와 마취, 준비 비용까지 붙으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왔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보험을 미리 알아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씨가 펫보험에 가입했다면 비용은 얼마나 줄었을까. 단순히 보험 가입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펫보험은 가입보다 설계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총 진료비 141만8700원을 기준으로 보면 70~90% 보장에 따라 약 95만~130만원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보장비율에 따라 실제 부담액이 3배 가까이 벌어진다. 여기에 자기부담금과 보장 한도까지 적용되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2025년생 소형견 기준 보험료 얼마일까
2025년생 코통 드 튈레아르 같은 소형견을 기준으로 살펴봤다. 펫보험은 회사 이름보다 구조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핵심은 얼마를 돌려받는지를 결정하는 보장비율, 치료 범위를 가르는 보장한도, 장기 비용을 좌우하는 가입·갱신 구조 등 세 가지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펫보험), KB손해보험(금쪽같은 펫보험), 현대해상(굿앤굿우리펫), DB손해보험(펫블리), 메리츠화재(펫퍼민트), 삼성화재(착한펫보험) 등 주요 6개 보험사 상품을 비교·분석했다.
먼저 보장비율이다. 현대해상,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은 50·70·80·90% 선택 구조를 갖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최대 80%까지다. 다만 시장에서 흔히 인식되는 것과 달리 90% 보장은 기본형이 아니다. 현재 펫보험의 중심 구조는 70~80% 구간이며, 90%는 일부 상품에서 선택 가능한 프리미엄 옵션에 가깝다.
보장비율이 똑같이 90%라도 실제 혜택은 동일하지 않다. 자기부담금과 한도 구조가 함께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기부담금이 0원이면 병원비 대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최소 부담금이 3만원 이상이면 소액 진료에서는 환급액이 크게 줄어든다. 보장비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조건과 함께 해석해야 하는 항목이다.
보장한도에서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이 두드러진다. 카카오는 수술 1회당 최대 500만원, 연간 최대 4000만원까지 보장하는 구조를 내세운다. KB 역시 입원 2000만원, 통원 2000만원으로 나눠 총 4000만원 한도를 제공한다. 반면 메리츠·DB·현대해상은 연간 2000만원 수준, 삼성화재는 1500만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수술비 역시 카카오가 500만원으로 가장 높고, 대부분 보험사는 200만~250만원 수준이다. 고액 수술에 대비하려면 한도가 높은 상품이 유리하고, 잦은 통원 치료가 예상된다면 보장비율과 자기부담금 구조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특약과 부가 보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슬개골 탈구처럼 소형견에서 흔한 질환은 대부분 보험사에서 특약 형태로 보장되지만,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배상책임 보장은 통상 3000만원 수준이지만 현대해상은 최대 5000만원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은 MRI·CT 등 고가 검사와 재활치료 특약이 강점이고, DB손해보험은 견주 입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 지원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실종 알림 기능을 포함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결합했고, 메리츠는 병원 현장 청구 시스템, 삼성은 다이렉트 할인 구조로 차별화하고 있다.
나이도 중요한 변수다. 카카오는 생후 초기 가입을 전제로 최대 20년 만기 구조를 내세워 사실상 비갱신형에 가까운 형태를 취한다. 이에 반해 메리츠·KB·DB·삼성·현대해상은 3년 또는 5년 단위 갱신형이다. 만 20세까지 보장이 이어지지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보험료가 상승하는 구조다. 가입 문턱은 넓지만 장기 비용 측면에서는 변동성이 존재한다.
소형견은 한 번에 수술비가 크게 드는 유형보다는 피부, 귀, 관절 질환 등으로 반복적인 통원 치료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병원 방문 시마다 부담을 줄이려면 보장비율과 자기부담금이 중요하고, 고액 치료까지 대비하려면 보장한도가 핵심이 된다.
성장하는 펫보험 시장, 경쟁 치열
연합뉴스
펫보험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누적 계약 건수는 25만1822건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보험료 규모 역시 늘고 있다. 지난해 13개 손해보험사의 펫보험 합산 원수보험료는 1287억원으로 전년(799억원) 대비 61.1% 증가했다. 2021년(213억원)과 비교하면 약 6배 확대된 수준이다.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57%에 달한다.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반려동물 양육 증가와 의료비 상승이 있다. KB금융지주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의 26.7%를 차지한다. 치료비 부담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2년간 평균 반려동물 치료비는 약 103만원으로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펫보험 인지도 역시 크게 상승했다. 2018년 59.5% 수준이던 인지율은 최근 91.7%까지 올라섰다.
시장 내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펫보험 시장 1위는 메리츠화재다. 대표 상품 '펫퍼민트'를 앞세워 약 13만건 계약을 확보하며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등 후발주자들도 신규 매출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손해보험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