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예술 9개 작품이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 프로그램(IN)으로 선정됐다고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9일 밝혔다.
예경에 따르면 아비뇽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7월 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아비뇽 일대의 주요 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한국어를 '공식 초청언어(Guest language)'로 선정했으며, 한국 공연예술 9개 작품을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것은 1998년 '아시아의 열망(Desir d'Asie)' 이후 약 28년 만이다.
예경은 지난해 7월 아비뇽 페스티벌과 한국어 초청언어 프로그램의 공식 파트너 기관으로 협약을 체결했으며,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함께 축제 간 협력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 예경은 앞으로 한국 공연단체의 아비뇽 페스티벌 참여 지원, 공동 기획 프로그램 운영, 청년 예술가 대상 레지던시 및 교육 프로그램 '트랜스미션 임파서블(Transmission Impossible)' 참여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예술가의 글로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초청언어 프로그램은 특정 언어권의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2023년 영어, 2024년 스페인어, 2025년 아랍어에 이어 올해에는 한국어가 선정됐다.
아비뇽 페스티벌의 티아고 호드리게스 예술감독은 "초청언어 선정의 핵심 기준은 해당 언어를 기반으로 한 공연예술의 풍부한 창작성과 다양성"이라며 "한국어가 지닌 동시대 예술 창작의 역동성과 확장성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2026년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 프로그램(IN)'에는 총 7개 한국 공연단체의 9개 작품이 선정됐다.
노벨문학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한 낭독 공연이 아비뇽 페스티벌의 대표 공간인 교황청 명예극장(Le Grand Pavois) 무대에 오른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SPAF의 공동 협력 작품으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올해 10월 열리는 제31회 SPAF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탈리아 연출가 다리아 데플로리안의 신작 '끔찍한 고통 그리고 사랑(The dolore terribile e l'amore)'도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 작품으로 이번 페스티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극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 입센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극작가 구자하의 작품 3편도 아비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구 작가의 대표작이자 삼부작 '하마티아' 중 2편인 '쿠쿠'와 '한국 연극의 역사', 그리고 '하리보 김치'가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들은 2023년과 2025년 SPAF에서 공연된 바 있다.
이 밖에도 관객 참여형 공연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물질(연출 이진엽)',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섬 이야기(연출 이경성)'』, 기후 위기의 현실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허 프로젝트의 '1도씨(안무 허성임)', 전통연희와 현대무용을 접목한 '리퀴드 사운드'의 '긴: 연희해체프로젝트 I(연출 이인보)',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이자람의 '눈, 눈, 눈'이 무대에 오른다.
예경은 아비뇽 페스티벌과 협력해 한국 공연예술의 유통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는 아비뇽 메인 공간인 생루이 회랑에서 'K-스테이지(K-Stage) 랑데부(가제)'를 개최해, 전 세계 50여 명 이상의 공연예술 전문가, 프로그래머, 비평가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 예술가와의 협력 및 공동제작, 유통의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예경은 또 청년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및 교육 프로그램인 '트랜스미션 임파서블' 참여를 지원한다. 예술 전공 대학(원)생 등 차세대 예술가를 대상으로 역량 강화와 국제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공연 수출에 머무르지 않고 인적 교류와 인재 네트워크 확대에 초점을 둔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2명씩, 2026년에는 총 4명의 청년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장호 예경 대표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국어가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된 것은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며 "공연예술을 넘어 문학·시각예술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예술의 확장성을 세계에 소개하고, SPAF와 서울아트마켓(PAMS) 등 국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 공연예술의 글로벌 유통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