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한 1.7만여 명 분석
식사의 질과 활발한 신체활동 병행해야 효과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동시에 실천하면 둘 중 하나만 실천할 때보다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강진형 기자
9일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4·2016·2018·2020년)에 참여한 성인 1만 7737명을 대상으로 식사와 신체활동이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들 가운데 이미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제외한 뒤 식사의 질과 주간 신체 활동량을 산출했다. 이어 우울 증상 선별도구(PHQ-9) 검사에서 10점 이상 여부를 받았는지 확인했다. 총 9개 문항으로 구성된 이 검사에서 10점 이상을 받았을 경우 중간 정도의 우울증으로 본다.
연구진은 ▲식사의 질과 신체활동 모두 부족한 그룹 ▲식사의 질만 높은 그룹 ▲신체활동만 활발한 그룹 ▲모두 높은 그룹 등 4가지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 증상이 확인된 참가자는 전체의 4.6%였다. 이들 가운데 식사의 질이 높고 신체활동이 활발한 그룹은 둘 다 부족한 그룹에 비해 우울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45% 낮았다. 아울러 신체활동만 활발한 그룹은 우울 증상 위험이 26% 감소했고, 식사의 질만 높은 그룹은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었다.
또 이러한 연관성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였다. 여성의 경우 건강한 식사와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모두 실천했을 때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무려 52%나 감소했다. ▲중장년(45~65세) ▲노년(65세 이상) 역시 모두 실천한 그룹에서 우울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58~59% 급감했다. 다만 45세 미만과 남성 집단에서는 성별과 연령에 따른 연관성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신체활동을 통해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근력을 유지하는 게 노년기 심리적 안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임상강사는 "젊은 층은 영양 수준 자체보다 아침 결식 같은 불규칙한 식사 루틴과 생활 불안정성이 우울 증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여성의 경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공동 식사가 갖는 사회적 의미도 정서에 영향을 준다"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식생활 교육과 신체활동 증진 사업을 연계한다면 국민 정신건강 향상과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