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치료제, 시신경병증 위험 신호 있지만 인과성 미확인"
"망막증 악화는 급격한 혈당 개선 영향"
"전문의 관리 하 처방·모니터링 중요"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을 비롯한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국내 2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는 안질환 부작용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열린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 미디어 세션에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
국내 전문가들은 14일 서울 중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열린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진료 현장에서의 적용 실태' 미디어 세션에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혈당 중심에서 체중·심혈관·신장 질환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GLP-1 수용체 작용제 활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되는 안과 부작용과 관련해 "통계적 연관성은 일부 보고되고 있지만 약제와의 직접적 인과성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형 당뇨병 환자의 주요 안질환 부작용으로는 허혈성 시신경병증이 지목된다. 지난해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안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환자에서 허혈성 시신경병증 발생 위험은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약 4배,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군에서는 약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되면서 시력이 갑작스럽게 저하되는 질환이다. 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심한 경우 시력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GLP-1 제제와 이 질환 간 연관성에 대해 "후향적 분석에서 약을 쓰지 않은 환자보다 쓴 환자에서 해당 질환의 위험이 다소 높게 나타나는 보고가 있고 통계적 유의성은 일부 확인되고 있다"면서도 "약제가 어떤 기전으로 이 병증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직접적인 인과성은 불확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안질환 부작용으로 언급된 당뇨병성 망막증 악화에 대해서는 GLP-1 제제에 국한된 부작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혈당이 높았던 환자가 인슐린 등의 약제를 사용, 혈당을 급격히 개선했을 때 망막증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진 현상"이라며 "GLP-1 제제가 혈당을 빠르게 개선하는 특성이 있어 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GLP-1 수용체 작용체 또는 오젬픽의 특징적인 부작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는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 처방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올바른 경험을 갖춘 의사의 통제 아래 치료와 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질병에 대한 효과 판정과 부작용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환자 위험도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젬픽은 지난해 9월 국내 비급여 출시에 이어 올해 2월 1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급여 기준은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 또는 인슐린을 2~4개월 이상 투여한 뒤에도 당화혈색소 7% 이상인 환자로 한정됐다. 일각에선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