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코퍼레이션 韓 엔터 첫 두바이 법인 설립
AI·로봇 등 첨단 기술 앞세워 현지 시장 진입
미디어 기술 협력 강화…한류 수출 방식 변화
조성해 중동 법인장이 16일 두바이에서 UAE 왕실인사 아흐메드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과 만나 미디어 기술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중동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북미와 일본, 동남아시아에 집중됐던 해외 진출이 중동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공연·매니지먼트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현지 시장에 직접 진입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점으로 한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엔터 산업의 새로운 시험대로 평가된다.
17일 가요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최근 두바이에 중동 허브 법인 '갤럭시 ME'를 설립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두바이에 현지 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이번 진출을 단순한 지사 설립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기술 기반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 확보로 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AI 안경과 로봇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중동 시장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팬미팅과 공연 현장에 실시간 통역과 원격 관람 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이른바 '엔터테크 2.0' 비전의 첫 시험 무대를 중동으로 설정한 셈이다.
조성해 갤럭시 ME 대표는 16일 두바이에서 UAE 왕실 인사 셰이크 아흐메드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미디어와 첨단 기술 분야 협력, AI 콘텐츠 개발, 인재 양성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아흐메드 빈 모하메드는 공식 채널을 통해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미디어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기회를 논의했다"며 "두바이가 글로벌 콘텐츠와 창조경제 허브로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는 미디어와 창조산업을 도시 경쟁력의 핵심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두바이 창조경제 전략'에 따라 2031년까지 창조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5%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두바이미디어위원회 역시 미디어 산업의 GDP 비중을 2033년까지 3%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모습. 픽사베이
이 같은 정책 환경은 기술력과 콘텐츠를 동시에 갖춘 한국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K-엑스포 UAE 2025'에는 콘텐츠·식품·뷰티·소비재·스포츠·출판 등 226개 기업이 참여했다. 중동이 더 이상 주변 시장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와 유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UAE는 지난 2월 650억달러 규모의 협력 사업 추진에 합의했고, 4월에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기 이행에도 뜻을 모았다. 현재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140곳 가운데 56곳이 UAE에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등 주요 그룹이 이미 UAE를 중동 허브로 활용하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기업까지 가세한 것이다.
다만 법인 설립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대형 엔터 관계자는 "중동 시장은 단순히 한류 공연을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기술과 콘텐츠를 함께 시험하는 무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지 수요와 제도, 소비 방식에 맞는 사업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안착시키느냐가 진출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