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둘레는 정상이어도 내장지방 증가 확인
하루 한 잔의 술도 내장지방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한 잔의 술도 내장지방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국제비만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약 한 잔에 해당하는 음주도 심장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장지방 축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체중이 아닌 사람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관찰됐다는 결과다.
체중 정상인데…장기 주변 지방은 증가
연구진은 영국 옥스퍼드 바이오뱅크(Oxford Biobank)에 참여한 25~75세 성인 약 6000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주당 음주량은 '유닛(unit)'으로 보고됐다. 영국에서 1유닛은 순수 알코올 10mL(약 8g)을 의미한다.
유닛은 술의 양이 아니라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도수 4% 맥주 500mL 한 캔은 약 2유닛, 도수 12% 와인 150mL 한 잔은 약 1.8유닛에 해당한다.
이번 연구에서 음주량이 가장 적은 그룹의 음주량은 주당 4유닛 이하였다. 반면 음주량이 가장 많은 그룹의 경우 남성이 주당 17~98유닛, 여성은 10~50유닛을 마셨다.
연구진은 단순히 체중이나 허리둘레를 보지 않고, DEXA(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 스캔을 활용해 체내 지방 분포를 정밀 분석했다. DEXA는 지방, 근육, 뼈를 구분해 측정할 수 있는 영상 검사다.
그 결과,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내장지방 비율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러한 연관성은 연령, 흡연 여부, 운동 습관, 사회경제적 배경, 총 체지방량 등을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 가장 많이 마시는 그룹의 남성은 가장 적게 마시는 그룹보다 내장지방이 최대 13.5% 더 많았으며, 여성은 17%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둘레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위험
흥미로운 점은 허리둘레 같은 일반적인 지표로는 이러한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정상적인 체형처럼 보여도, 장기 주변에는 대사적으로 더 위험한 내장지방이 축적돼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내장지방은 간과 췌장 등 주요 장기를 둘러싸고 있어 피하지방보다 건강에 더 유해하며, 심혈관질환 및 제2형 당뇨병과도 강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체 체지방이 증가하는 과정에서도 음주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장기 주변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방을 축적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심장질환 및 당뇨병 발생률이 높은 체지방 분포 패턴과 유사하다.
권고 기준과 엇갈리는 결과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현재의 음주 권고 기준과 다소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현재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남녀 모두 주당 14유닛을 넘지 않도록 하고, 가급적 이를 며칠에 나눠 마실 것을 권고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성은 하루 1잔, 남성은 하루 최대 2잔을 '적정 음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권고 수준에 근접한 음주량도 대사적으로 유해한 지방 축적을 촉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알코올이 직접적으로 내장지방을 증가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음주량에 대한 정보가 자가 보고 방식이었고, 장기간에 걸친 추적 연구가 아니었으며, 술의 종류별 차이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내장지방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단순히 체중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는 것만으로 음주의 잠재적 대사 위험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번 연구가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는 평가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하루 한 잔 정도의 음주도 위험한가요?
A.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 잔 수준의 음주도 내장지방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는 연관성을 보여준 것이며,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닙니다.
Q2. 내장지방은 왜 위험한가요?
A. 내장지방은 간·췌장 등 주요 장기를 둘러싸는 지방으로, 피하지방보다 대사적으로 더 활발합니다.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과 강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3. 체중이 정상이라면 안심해도 되나요?
A.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체중이나 허리둘레가 정상 범위인 사람에서도 음주량이 많을수록 내장지방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방의 '양'뿐 아니라 '위치'도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