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삼킨 펜 뚜껑, 기도로 들어가 박혀 있어
15세 소년의 기도에 8년간 박혀 있던 펜 뚜껑. 사진=큐레우스(Cureus)
8년간 기도에 박혀 있던 펜 뚜껑을 뒤늦게 발견해 제거한 청소년의 사례가 저널에 공개됐다.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 소아마취과 의료진은 미국 15세 소년이 이물질 흡인 사고를 겪은 사례를 《큐레우스(Cureus)》에 지난 2일 발표했다. 흡인 사고는 음식물이나 작은 물체가 식도가 아닌 기도(기관지)로 잘못 들어가는 사고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소년은 8개월간 지속되는 만성 기침에 시달렸고, 최근 들어 기침과 토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까지 발생해 응급실을 찾았다. 그는 기침을 하면서 혈액을 뱉었고, 이후에도 혈액 섞인 구토를 했다고 했다. 이전 병력이나 입원력에 대해 묻자 8년 전인 7세 때 펜 뚜껑을 모르고 삼켜 병원에 입원한 적 있었다고 했다. 당시 비인두후두경 검사를 했지만 특이 소견이 없어서 퇴원했고 의료진이 대변에서 펜 뚜껑이 나오는지 관찰하도록 지시한 것이 다였다.
파인버그의대 의료진은 소년에게 연성 기관지경 검사(가늘고 부드러운 내시경을 코나 입을 통해 기도 안으로 넣어 내부를 직접 관찰하고 치료하는 검사)를 시행했고, 좌측 하엽(왼쪽 폐의 아래쪽 부분을 이루는 폐엽)에 이로 씹어놓은 듯한 펜 뚜껑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기관지경을 삽입하고 펜 뚜껑을 집게로 잡아 제거했다. 소년은 수술 후 무리 없이 회복한 뒤 항생제를 처방받고 퇴원했다.
의료진은 "이 환자는 8년 전 펜 뚜껑을 흡인한 후 이번에 처음 피가 섞인 기침을 하는 등 이상 신호를 느꼈다"며 "이전 천식 진단을 받긴 했지만 객혈 발생 8개월 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도 말단에 박힌 이물질은 기도를 완전히 막지 않아 공기가 이동할 수 있다"며 "결국 악취 나는 가래, 객혈 등 명확한 증상으로 이어지지만 증상이 수년에서 수십 년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
의료진은 "만성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소아·청소년 환자, 특히 흡인 병력이 있는 환자는 이물질 잔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적절한 영상 검사와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조기에 시행해야 원인을 찾아야 되돌릴 수 없는 폐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