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가수 백지영이 유행을 따라 성형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사진=백지영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성형은 트렌드 따라가는 순간 망한다." 최근 가수 백지영 씨가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이 기사에 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지금 유행을 따라가면 나중에는 반드시 이상해진다"고 경고하며, 수년간의 실패를 통해 얻은 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이 솔직한 고백이 참 고마웠습니다. 트렌드를 좇다가 예기치 못한 결과로 고통받는 분들을 실제로 자주 뵙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좋은 수술의 기준은 '요즘 핫한 것'에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인지, 자연스러운 결과가 재현되는지, 예측 가능한지와 같은 요소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현재 '내 문제'에 맞는 해결책인지가 가장 우선되어야 합니다.
성형수술에는 분명 유행이 있습니다. 때마다 대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특정 수술이나 시술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연예인의 변화가 화제가 되고, SNS에서 전후 사진이 확산되고, 병원 홍보가 이어지면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요즘은 이 수술을 한다"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병원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술은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가를 받을 수 있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내세울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 됩니다.
미용성형수술의 트렌드는 때론 기술의 성숙도를 표현하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과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이프 사이클. 사진=한국어 위키백과
새로운 수술법이 등장하면 기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어느 순간 '붐'이 형성됩니다. 문제는 바로 그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원래는 제한된 경우에만 시행되어야 할 술식의 적응증이 빠르게 확대됩니다. 처음에는 잘 맞는 얼굴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던 수술이, 점차 맞지 않는 경우에까지 적용되면서 전형적인 부자연스러운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부터 대중의 인식이 바뀝니다. 적응증에 맞지 않게 시행되며 부작용이 늘고, 장기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타나며, 반복적으로 보이는 어색한 얼굴의 이미지가 형성되어 "성형 티가 나는 수술"로 굳어지기도 합니다.
한때 얼굴 지방이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볼과 이마가 과도하게 채워진 얼굴이 흔해졌습니다. 또 다른 시기에는 실을 이용한 리프팅이 간단한 안티에이징 방법처럼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시술은 초기에는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한계가 드러나면서 지금은 시행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그래서 성형수술에서 트렌드를 따르는 태도는 위험합니다. 유행의 시기에는 수술의 진짜 적응증과 한계가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붐을 겪었음에도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시행되는 수술들도 있습니다. 일례로 눈밑지방재배치와 같은 수술은 연예인들의 수술고백으로 알려지며 급격히 늘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의 결과가 아니라, 해부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적 타당성과 장기적인 안정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떤 성형수술의 우수성은 붐이 일어날 때가 아니라 붐이 끝난 뒤에 드러납니다.
유행을 타며 급격히 늘어난 수술이 아니라, 유행이 지나도 적절한 경우에서 계속 시행되는 수술이 좋은 수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