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당뇨 환자, GLP-1 사용 시 취약성 골절 위험 11% 증가…약물 효과 크지만 뼈 건강 관리 병행해야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는 뼈 건강에 대한 추가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는 큰 도움을 주지만, 고령 환자에서는 뼈 건강에 대한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GLP-1 약물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제2형 당뇨병 고령 환자는 다른 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보다 취약성 골절 위험이 약 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이스라엘 메이어 메디컬센터의 내분비학 전문의 미칼 카셔 메론 박사는 "증가 폭이 커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고령자와 당뇨병 환자는 원래 골절 위험이 높은 집단인 만큼 의미 있는 차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약성 골절은 가벼운 낙상이나 일상적인 움직임처럼 비교적 작은 충격에도 발생하는 골절을 말한다. 골다공증과 연관된 경우가 많고, 노년층에서는 입원이나 기능 저하, 삶의 질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성인 약 4만 6000여 명을 약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다양한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GLP-1 약물 사용군에서 골절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약물의 직접적인 영향인지, 체중 감소나 식습관 변화, 근육량 감소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찰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카셔 메론 박사는 "고령 환자에서 이러한 약물을 시작할 때는 뼈 건강을 사전에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처음부터 치료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다공증·통풍 증가 징후도 관찰
이와 별도로, 이번 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비만 성인 약 14만 600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GLP-1 약물을 사용한 환자는 비사용자보다 5년 동안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약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 발생율 또한 사용군에서 약간 더 높았다. GLP-1 사용자의 통풍 발생률은 7.4%로, 비사용자의 6.6%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었다. 뼈가 물러지는 질환인 골연화증 역시 드물긴 했지만 GLP- 사용자에서 더 자주 관찰됐다.
다만 이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았으며, 역시 관찰연구여서 약물과 질환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뼈에 영향 줄 가능성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해 빠른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체중이 크게 줄면 뼈에 가해지는 기계적 부담이 감소하면서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 공동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임상정형외과 부교수 존 호네프 박사는 이를 우주비행사 사례에 비유했다. 무중력 상태에 오래 머무르면 뼈가 체중을 지탱할 필요가 줄어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는데, 급격한 체중 감소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식사량이 줄면서 칼슘, 비타민 D, 단백질 등 뼈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급격한 체중 감소 과정에서 요산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해 통풍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약물 효과는 여전히 중요…적절한 관리 필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GLP-1 약물 사용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GLP-1 계열 약물은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등에서 이미 입증된 이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대신 고령 환자나 장기간 치료가 예상되는 환자에서는 뼈 건강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료 시작 전 골밀도 평가를 고려하고, 치료 중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과 뼈 건강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GLP-1 약물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 측도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의료진의 관리 아래 사용될 경우 심혈관, 신장, 간 건강 측면에서 이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골다공증은 여러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랜 시간에 걸쳐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Q1. GLP-1 계열 약물은 어떤 치료제인가요?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약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와 비만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 등이 있다.
Q2. GLP-1 약물을 사용하면 골절 위험이 반드시 증가하나요?
이번 연구들은 GLP-1 약물 사용과 골절 또는 골다공증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것이다.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약물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체중 감소, 영양 섭취 변화, 근육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Q3. GLP-1 치료 중 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문가들은 치료 전 골밀도 평가를 고려하고, 치료 중에는 충분한 칼슘·비타민 D·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고령 환자나 장기간 약물을 사용할 경우 정기적인 뼈 건강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