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으로 자궁내막증 위험 선별…조기 발견이 난임 치료에도 긍정적 영향 줄 수 있어
자궁내막증 진단 지연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간단한 설문 기반 선별 도구가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궁내막증 진단 지연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간단한 설문 기반 선별 도구가 개발됐다. 단 몇 분이면 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호주 퀸즐랜드대 연구진은 자궁내막증 위험을 평가하는 'SAFE(Simplified Adolescent Factors for Endometriosis)' 점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저널 《e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에 게재됐다.
SAFE 점수는 6개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을 통해 자궁내막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 추가 검사나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조기에 의뢰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연구진은 검사에 약 5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기타 미슈라 교수는 "이 검사는 자궁내막증 위험이 있는 청소년기나 젊은 여성들을 식별해 추가 평가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 모호해 진단 지연 흔한 자궁내막증...6개 질문으로 위험도 평가
연구진은 호주 여성 건강 종단 연구(Australian Longitudinal Study on Women's Health)에 참여한 여성 9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자궁내막증 위험 요인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구를 개발했다.
SAFE 점수는 △골반 통증을 자주 경험하는지 △골반 통증 때문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 △골반 통증으로 진통제를 복용한 적이 있는지 △생리량이 많은지 △생리통이 심한지 △자궁내막증 가족력이 있는지 등 6개 항목을 기반으로 위험도를 평가하는 설문으로 이뤄진다.
각 항목은 점수로 환산되며, 위험 요인이 많을수록 점수가 높아지고 자궁내막증 가능성도 커진다. 연구진은 이 점수가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 전문의 의뢰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은 증상이 다양하고 모호한 경우가 많아 진단까지 6~8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미슈라 교수는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모호한 증상,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 생리통을 정상적인 현상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는 복강경 수술로 진단을 확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초음파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20대 후반에 진단…조기 발견이 난임 치료에도 영향
이번 분석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인 20대 후반에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는 경향이 확인됐다. 미슈라 교수는 "자궁내막증을 조기에 발견하면, 이후 난임 치료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난임 치료에서 배란 유도 치료가 먼저 시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궁내막증 환자에게는 체외수정(IVF)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브리즈번 지역의 일반의 진료실과 자궁내막증·골반통 전문 클리닉에서 실제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또한 이 설문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개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3월은 전 세계적으로 '자궁내막증 인식의 달(Endometriosis Awareness Month)'로 지정돼 있다.
자궁내막증, 어떤 질환인가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에 존재하는 질환으로, 난소나 나팔관, 복막 등 골반 내 여러 부위에서 발견될 수 있다. 월경을 하는 여성이라면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가임기 여성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 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생리통과 만성 골반 통증이다. 성관계 시 통증이나 배변 시 통증, 배뇨 불편, 하복부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는 난임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장이나 비뇨기계 등 골반 밖 장기에 병변이 생기면 월경주기에 맞춰 설사, 변비, 배변통, 배뇨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월경시 질을 통해 배출되어야 할 월경혈 일부가 나팔관을 통해 복강으로 역류하면서 자궁내막 세포가 골반 내에 착상해 증식한다는 '역행성 월경' 가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밖에도 면역학적 요인이나 유전적 요인 등이 발병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많은 여성이 경험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재발도 잘 되기 때문에 치료도 까다로운 편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나 MRI 등 영상검사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는 복강경을 통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고 알려져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자궁내막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는 자궁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밖에서 자라는 질환이다. 난소, 나팔관, 복막 등 골반 내 여러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생리통, 골반 통증, 난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Q2. 자궁내막증 진단이 왜 늦어지는 경우가 많나요?
증상이 생리통과 비슷해 정상적인 월경통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고, 통증이나 소화기 증상 등 증상이 다양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증상 시작부터 진단까지 평균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보고된다.
Q3. SAFE 점수 검사는 무엇인가요?
SAFE 점수는 6개의 질문으로 자궁내막증 위험 요인을 평가하는 설문 검사다. 골반 통증, 진통제 사용 여부, 생리통, 가족력 등을 묻는 질문을 통해 위험군을 선별하고, 전문의 진료나 추가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빠르게 의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