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전파 가능한 바이러스일 가능성 높아”…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오는 병원체도 후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적 감염병 유행의 위험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적 감염병 유행의 위험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제시한 '질병 X(Disease X)'라는 개념이 주목 받고 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병원체가 전 세계적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정을 의미한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사 수라지 쿠카디아 박사는 최근 틱톡 영상을 통해 질병 X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약 30만 명의 팔로워에게 "질병 X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WHO가 제시한 용어라고 밝혔다.
쿠카디아 박사에 따르면 질병 X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감염병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세계 보건 지도 위에 남아 있는 '물음표'와 같은 존재로,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병원체를 의미한다.
질병 X는 이론적으로 전 세계적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미확인 병원체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이 개념은 2018년 국제 사회의 팬데믹 대비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제시됐다.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감염병의 출현을 가정하고 대비함으로써, 실제 상황에서 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공중보건 대응을 가능하게 하려는 취지다.
미국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선임 연구원인 감염병 전문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도 이 개념을 "아직 규명되지 않은 팬데믹 병원체를 가리키는 자리표시자(placeholder)"라고 설명했다.
아달자 박사는 질병 X가 "알 수 없는 미지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개념이라고 밝혔다. 특정 병원체 목록에만 대응 전략을 맞추는 대신,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 가능성을 고려해 대비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팬데믹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 쉽게 호흡기 전파 바이러스 가능성
그는 이어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병원체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사람 사이에서 쉽게 전파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호흡기 전파가 가능한 병원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달자 박사는 "사람이 말하거나 웃고, 기침하고 재채기하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감염병은 공중보건 개입으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며 "COVID-19 팬데믹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팬데믹을 일으킬 병원체는 세균이나 곰팡이보다는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병원체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오는 '종간 전파'를 통해 나타날 수도 있으며, 기존 인간 병원체가 유전적 변화를 일으켜 팬데믹을 유발하는 특성을 획득하는 경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달자 박사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현재 세계가 COVID-19 이전보다 팬데믹 대응 준비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완전히 준비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