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부터 중요한 아버지의 역할…술·흡연 등 아이 건강에 영향
남성의 흡연, 음주, 체중, 식습관, 정신건강 등 다양한 요인이 임신 전 단계에서부터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반적으로 임신을 준비할 때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여성의 생활습관이다. 금주와 금연, 식단 관리처럼 건강한 환경을 만드는 일은 오랫동안 여성의 책임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신 전 남성의 건강과 생활습관 역시 자녀의 발달과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남성의 흡연, 음주, 체중, 식습관, 정신건강 등 다양한 요인이 임신 전 단계에서부터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More equitable preconception health: paternal life course opportunities for better pregnancy, child, and family outcome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특히 아버지의 임신 전 음주는 선천성 이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흡연과 일부 생활습관 요인은 정자의 특성을 변화시켜 태아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남성은 미래 세대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 전 남성의 건강은 연구와 정책 분야에서 충분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남성의 생활습관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생식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임신 기간 동안의 남성의 역할도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기간 동안 배우자의 참여와 지지가 임신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우자가 임신 과정 동안 정서적 지지를 보내고 함께 할수록, 임신부는 산전 진료를 더 꾸준히 받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한 우울증과 불안 수준도 더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하와이대 조너선 황 박사는 남성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신 전 건강 관리 지침에 남성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더 건강한 관계와 양육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정자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언급됐다. 다만 연구진은 정자 수만이 아니라 정자의 질 역시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했다.
정자의 질은 식습관, 비만, 신체활동, 환경 노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요인들은 생식 능력뿐 아니라 자녀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남성의 정신건강 역시 가족 전체의 웰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겪은 남성의 자녀는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경향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아이의 건강을 여성의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접근은 자녀의 건강에 대한 책임을 어머니에게 과도하게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남성이 아버지가 되기 훨씬 전부터 건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임신 전 건강 교육을 확대하고, 의료 접근성을 높이며, 정신건강과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대부분의 남성이 임신 전 건강 관리나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비만, 흡연, 정신질환, 약물 등 생식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젊을 때부터 흔하게 나타나는 만큼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건강을 개선하는 노력이 결국 임신 과정과 아이의 발달, 나아가 세대에 걸친 가족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주 묻는 질문]
Q1. 임신 전 아버지의 음주와 흡연이 정말 아이에게 영향을 주나요?
A. 연구에 따르면 임신 전 음주는 선천성 이상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흡연과 일부 생활습관은 정자의 특성을 변화시켜 태아 발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2. 아버지의 역할은 임신 전뿐 아니라 임신 중에도 중요한가요?
A. 그렇습니다. 배우자가 산전 진료에 함께 참여하고 정서적으로 지지할수록 임신부는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우울감과 불안도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Q3. 정자 수 감소가 문제인가요, 아니면 다른 요소가 더 중요한가요?
A. 정자 수 감소도 중요한 문제지만, 연구진은 정자의 '수'보다 '상태'와 이를 좌우하는 생활습관·환경 요인을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