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식도 동물 실험서 삼킴 기능 확인…소아 선천성 식도 결손 치료 새 길 열릴까
영국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식도를 동물에 이식해 삼키는 기능까지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식도를 동물에 이식해 삼키는 기능까지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식도 조직 재생과 기능 복원이 동시에 확인되면서, 선천적으로 식도가 정상적으로 이어지지 않은 채 태어난 소아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식도는 입에서 위까지 음식물을 전달하는 통로로,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아래로 밀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선천성 식도 폐쇄증 환자는 식도가 정상적으로 위장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 음식 섭취가 어렵다. 현재는 위나 장을 끌어올려 식도를 대신 연결하는 수술이 주로 시행되지만, 정상적인 식도처럼 자연스러운 연동운동 기능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자기 세포'로 만든 식도…면역억제제 없이 이식
연구진은 신체 크기와 생리 구조 면에서 인간 소아와 유사한 괴팅겐 미니돼지를 실험 모델로 선택했다. 연구진은 길이 약 2.5cm의 인공 식도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세포를 제거한 돼지 식도 구조물(스캐폴드)에 이식 대상 돼지에서 얻은 근육 전구세포와 섬유아세포를 미세 주입했다. 이후 이 조직을 생물반응기에 넣어 혈관 형성이 잘 될 수 있도록 배양했다.
또한 체내 이식 후에는 생분해성 스텐트와 흉막으로 감싸 혈관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을 함께 적용해 조직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연구진은 총 8마리의 돼지에 인공 식도를 이식했다. 그 결과 이식된 식도는 실제로 음식물을 삼켜 위로 보내는 연동운동 기능을 수행했다. 수술 후 합병증 수준도 기존 식도 재건 수술과 유사했고, 대부분 내시경으로 관리가 가능했다. 특히 자가 유래 세포를 사용했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이 거의 없어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었다.
실험이 끝나는 시점인 6개월 후 8마리 중 5마리가 생존했으며, 이식 조직에서는 근육과 신경, 혈관이 모두 기능적으로 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식도 조직공학은 스텐트에 크게 의존해 왔고 근육 재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를 이끈 파올로 데 코피 교수(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스병원)는 "식도는 자체적인 혈관 공급 구조가 없어 일반적인 방식으로 이식하기 어려운 매우 복잡한 장기"라며 "인체와 유사한 동물 모델에서 기능까지 복원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5년 내 소아 환자 적용 기대
연구진은 향후 약 5년 내에 이 기술을 실제 소아 환자 치료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 인공 식도는 아이의 성장에 맞춰 함께 커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이기 때문에, 식도암 등 성인 질환 치료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선천성 식도 결손 환자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18명의 아기가 선천성 식도 결손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Functional integration of an autologous engineered esophagus in a large-animal model'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인공 식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A. 기증된 식도의 세포를 제거해 구조만 남긴 뒤, 자신의 세포에서 얻은 근육 전구세포와 섬유아세포를 주입해 조직을 재구성합니다. 이후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해 기능을 갖춘 조직으로 성숙시킵니다.
Q2. 기존 식도 재건 수술과 무엇이 다른가요?
A. 기존 수술은 위나 장을 끌어올려 식도를 대신하는 방식이지만, 이번 연구는 실제 식도와 유사한 조직을 만들어 기능까지 복원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Q3. 언제쯤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나요?
A. 연구진은 약 5년 내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