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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후 뇌의 버팀 전략…증상 심할수록 ‘다른 쪽’ 더 젊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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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국 501명 MRI 분석…기능 저하 클수록 반대편 뇌 재조직화, AI로 첫 확인

뇌졸중이 발병한 뒤 재활 과정에서 보행과 균형 회복을 위해 의료진의 보조 아래 단계적으로 몸을 세우는 훈련이 진행된다. 반복적인 재활 자극은 손상되지 않은 뇌 영역이 기능을 보완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 이후 뇌는 더 이상 변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최근 연구는 이 통념에 균열을 낸다. 손상된 기능이 되살아난다는 뜻은 아니지만, 남아 있는 뇌가 구조를 바꾸며 기능을 유지하려는 변화가 확인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신경영상정보연구소 연구팀은 8개국 34개 센터에서 뇌졸중을 겪은 뒤 급성기를 지나 재활 단계에 들어선 환자 501명의 MRI 데이터를 분석했다. 급성기는 발병 직후 수일에서 수주 사이로, 응급 치료가 중심이 되는 시기다.

이 연구는 ENIGMA(Enhancing NeuroImaging Genetics through Meta-Analysis, 신경영상 유전학 메타분석 강화 컨소시엄) 국제 공동 연구 네트워크를 통해 수행됐다. ENIGMA는 여러 국가의 뇌 영상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 분석, 단일 기관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 질환 연구를 진행하는 플랫폼이다.

뇌 생물학적 나이 측정…brain-PAD 개념과 해석

연구팀은 AI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뇌 18개 영역의 상태를 분석했다.

핵심 지표는 '뇌 예측 나이 차이(brain-PAD)'다.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한 뇌 구조가 실제 나이에 비해 더 늙었는지, 혹은 더 젊은지를 수치로 나타낸 값이다. MRI는 강한 자기장과 전파를 이용해 뇌 구조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검사다.

예를 들어 실제 나이가 60세인데 뇌 구조가 55세 수준으로 평가되면 상대적으로 젊은 상태로 해석한다. 이 평가는 뇌 조직의 두께, 위축 정도, 신경 연결 상태 등을 종합해 산출된다.

증상 심할수록 강해지는 변화…다른 쪽 뇌 재조직화

뇌졸중으로 직접 손상을 입은 부위, 즉 병변(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조직이 손상된 영역)은 더 빠르게 노화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반면 손상되지 않은 반대편 뇌에서는 정반대 양상이 확인됐다. 운동 장애가 심한 환자일수록 특정 영역에서 더 젊은 구조적 특징이 관찰됐다. 이는 신경 연결이 비교적 잘 유지되거나 일부 강화되면서 구조적 손상이 덜 진행된 상태를 의미한다.

신경세포는 시냅스를 통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반복적인 자극이 가해질수록 연결이 강화된다. 이러한 변화는 뇌졸중 이후 손상되지 않은 뇌 영역이 일부 기능을 대신 수행하도록 만드는 기반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복 아닌 기능 유지 전략…신경가소성의 실제 의미

이 변화는 전두-두정 네트워크에서 두드러졌다. 움직임을 계획하고 조절하는 핵심 영역이다.

다만 이런 특징이 나타났다고 해서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이를 보상 전략으로 해석했다. 손상된 기능을 다른 뇌 영역이 대신 수행하면서 전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으로 설명된다. 경험이나 자극에 따라 신경세포 간 연결 방식이 바뀌고, 기존 회로가 강화되거나 새로운 회로가 형성되는 뇌의 적응 능력을 말한다.

즉 뇌는 손상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기보다는 남아 있는 회로를 재배치해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혈당을 측정하는 습관은 당뇨병 관리의 기본이다. 혈당이 높게 유지되면 혈관 손상과 염증 반응이 증가해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왜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나…AI가 드러낸 미세 변화

그동안 연구는 손상된 부위의 위축 정도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는 병변이 MRI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반면 반대편 뇌 변화는 크기가 작고 넓게 퍼져 있어 기존 분석 방식으로는 의미 있는 패턴을 잡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뇌 전체를 동시에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미세 변화를 통계적으로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 2026년 1월호에 실렸다.

뇌는 손상 이후에도 남아 있는 신경 회로를 다시 연결해 기능을 유지하려는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 이는 회복이 아니라 기능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가깝다. 재활은 그 과정을 실제 능력으로 이어주는 핵심 단계다.

[이 연구, 환자와 가족에게 어떤 의미인가]

Q1. 연구에서 말하는 '다른 쪽 뇌'는 무엇인가요?

A1. 뇌는 좌우 두 개의 반구로 나뉘어 있습니다. 뇌졸중으로 한쪽 반구에 병변이 생기면, 손상되지 않은 반대쪽 반구가 일부 기능을 대신 수행하려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변화도 이 반대쪽 반구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Q2. '젊은 구조'라는 표현이 기능 향상을 의미할까요?

A2. 직접적인 기능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신경 연결이 비교적 잘 유지된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더 잘 작동한다'기보다 '덜 무너진 상태에 가깝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3. 이 변화는 모든 뇌졸중 환자에게서 나타날까요?

A3. 연구에서는 특히 운동 장애가 심한 환자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손상 정도에 따라 뇌가 적응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Q4. 재활 치료가 이 변화를 실제 기능 회복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나요?

A4.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복적인 훈련은 신경가소성을 강화해 새로운 회로 형성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를 직접 입증하지는 않았지만, 재활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됩니다.

Q5. 일반인이 뇌졸중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A5. 혈당과 혈압 관리가 핵심입니다. 특히 2형 당뇨병은 뇌혈관 손상을 증가시켜 뇌졸중 위험을 높입니다.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예방의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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