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도 있었고, 배도 안 나와…의사도 놓친 '잠복 임신'
미아 루이즈 브루스가 자신이 임신 사실을 모른채 출산했던 경험에 대해 말했다. 사진=틱톡 캡쳐
자신이 임신한 사실조차 몰랐던 19세 여성이 극심한 복통을 변비로 오인하다가 화장실에서 출산한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더 미러(The Mirror)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만 22세인 미아 루이즈 브루스(Mia Louise Bruce)는 지난 2022년 19세 당시 생리통과 변비 증상으로 착각한 채 자택 화장실에서 딸을 출산했다. 임신 기간 내내 배가 불러오지 않았고, 피임약 복용으로 생리도 정상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변 누구도 임신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미아의 건강 이상 징후는 출산 수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2022년 초 신장염, 흉부 감염, 코로나19를 연달아 앓으며 면역력이 크게 저하됐고, 지속적인 복부 불편감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여러 차례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임신 가능성은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미아가 담당 의사에게 "배가 돌처럼 딱딱하다"고 말했을 때도 의료진은 식품 불내증, 알레르기, 셀리악병 등을 의심해 검사를 진행했을 뿐이었다. 이후 혈액검사에서 철분 결핍이 확인돼 보충제를 처방받았는데, 당시 그는 이미 임신 5~6개월 차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출산 당일, 미아는 심한 복통을 느끼면서도 생리가 시작된 것으로 여기고 새 직장에 출근했다. 퇴근 후 귀가했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미아의 어머니가 맹장염이라고 우려해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긴급 전화 111에 연락할 정도였다.
그 사이 미아는 갑작스러운 변의를 느끼고 화장실로 향했다.
"너무 아파서 계속 힘을 줬는데, 그러다 갑자기 통증이 사라졌어요. 그리고 소리가 들렸는데, 처음엔 고양이 소리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화장실 변기 안에서 아기가 울고 있었어요"
위 내용은 미아가 틱톡 영상을 통해 공개한 당시 상황이다.
이후 곧바로 119에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에는 구급차 여러 대와 경찰차, 심지어 에어 앰뷸런스까지 출동했다. 검사 결과 미아와 신생아 모두 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의식을 잃어가던 미아에게 의료진은 즉시 수액과 항생제를 투여했고, 모녀는 각각 다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의료진은 미아의 어머니에게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
다행히 신속한 응급 처치와 항생제 투여 덕분에 미아와 아기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미아는 "잠복 임신은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주기적인 출혈을 생리로 착각하거나, 눈에 띄는 체형 변화가 없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복 임신이란
미아가 경험한 '잠복 임신(cryptic pregnancy)'은 임신한 여성이 임신 말기 혹은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드문 현상이다. 이는 평소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과체중으로 인해 신체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미아의 경우, 피임약을 계속 복용해 매달 생리처럼 보이는 출혈이 있었던 점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이처럼 복부 팽창이 거의 없거나 여러 증상이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면서 잠복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아는 현재 세 살이 된 딸을 홀로 키우고 있다. 그는 "딸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면서도, 몸에 이상한 신호가 느껴질 때는 반드시 자신의 직관을 믿고 적극적으로 의료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