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부른데도 과자나 빵과 같은 군것질이 계속 생각날 때가 있다. 분명히 식사를 충분히 했음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가 몰려올 때도 있다. 체중을 감량하려고 저녁을 적게 먹고 운동하는 데도 몸이 무겁고 붓는 느낌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을 부르는 대표적인 원인은 '수면 부족'이다.
식욕 촉진 호르몬 분비, 혈당도 불안정
잠이 부족하면 살이 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수면과 관련이 깊어서다. 그렐린은 식욕을 촉진하고 렙틴은 식욕을 억제하는데, 잠이 부족하면 그렐린이 많이 분비돼 식욕이 왕성해진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8시간 수면 집단'과 '5시간 수면 집단'의 호르몬 수치를 비교한 결과, '5시간 수면 집단'의 사람들은 그렐린이 14.9% 더 분비되고 렙틴은 15.5% 덜 분비됐다. 한마디로 부족한 잠을 과자나 빵과 같은 군것질로 보충하기 위해 '가짜 식욕'이 폭발하는 셈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잦은 야근이나 수면의 질 저하로 피곤할 때 군것질을 많이 한다. 흔히 '피곤해서 당을 보충해야겠다'라고 말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소화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더부룩하고 쉽게 붓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혈당도 불안정해진다. 잠이 부족하면 몸의 전반적인 대사 작용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잠이 아주 부족하고 피로한 날은 혈당이 더 치솟는 혈당 급상승을 겪는다. 물론 일시적이라면 괜찮지만, 잦은 수면 부족으로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면 살이 더 쉽게 찌는 체질이 될 수 있다.
적정 수면은 개인차 있지만 7~8 시간
적당한 수면은 건강과 체중 관리에 매우 중요하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된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8시간이다. 잠을 충분히 자면 음식으로 먹은 열량을 태워 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라진다.
반대로 잠이 부족하면 음식을 적게 먹고 운동을 해도 살은 쉽게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적게 먹으려고 해도 군것질이 당겨서 힘들다.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뇌가 '지방'과 '당 섭취'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적게 자고 새벽 일찍 일어나서 공부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데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늦게 자면 폐해가 건강상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이 부족하면 호르몬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 면에서도 좋지 않다"며 "잠을 충분히 자면 '살이 빠진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