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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못 들은 아이, ‘이 주사’로 엄마 목소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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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난청 1~24세 10명 전원 청력 개선…카롤린스카 의대, 끊어진 유전자 복구해 자연 청각 가까운 기능 회복

청력검사실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들고 있는 어린 소녀. 청력 평가는 소리를 인지했을 때의 반응을 통해 확인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태어날 때부터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선택지는 하나였다. 인공와우 이식이다.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큰 치료다.

최근 이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제시됐다.

인공와우 말고 치료법 없었다

선천성 난청은 신생아 1000명 중 1~2명꼴로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질환이다. 이 중 50~60%가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지금까지 치료법은 사실상 인공와우 이식 하나였다.

인공와우는 귀 안 달팽이관에 전극을 심어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장치다. 한국에서 기기 한 세트 가격은 2000만~3000만 원에 달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본인 부담은 약 400만~500만 원까지 줄어든다. 다만 수술비와 이식기 비용에 한정한 수치로, 수술 전 검사비와 재활·언어치료비는 별도다. 미국에서는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기기와 수술 비용을 합산하면 3만~4만 달러에 달한다.

건강보험 적용 기준도 까다롭다. 생후 1세 미만은 양쪽 귀 모두 심도 난청(90dB 이상)이어야 하고, 만 1~19세는 양쪽 귀 모두 고도 난청(70dB 이상)이어야 한다. 두 경우 모두 보청기를 3개월 이상 써도 효과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쪽 귀만 심한 경우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술비와 기기 비용 외에 소리에 익숙해지는 적응 훈련과 언어치료 비용은 따로 부담해야 한다.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가 유치원에서 놀고 있는 모습. 난청 치료 이후에는 청각 적응과 언어 발달을 위한 재활 과정이 이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가 더 힘들어하는 것은 수술 이후다. 아기가 출생한 뒤 처음 소리를 듣고 말을 배우듯, 수술 후에도 수년에 걸친 집중 훈련이 필요하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못 들은 아이일수록 훈련 기간이 길고 힘들다.

근본적인 약점도 있다. 인공와우는 귀 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다. 전기 신호로 청각 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원래 듣는 것처럼 섬세한 음색이나 소리의 방향감을 온전히 되살리기 어렵다. 음악을 듣거나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 구분하는 능력,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 이해 등에서 한계가 남는다.

다만 인공와우는 수십 년간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 현재까지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달팽이관 내부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 OTOF 유전자 이상은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이 아니라, 청각 신호를 신경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장애를 일으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끊어진 연결 고리 복구…어른에게까지

선천성 난청의 원인 중 하나인 OTOF 유전자 변이는 귀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달팽이관 속 털세포는 멀쩡히 소리를 감지한다. 다만 그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인 오토페를린을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연결이 끊긴 것이다.

이는 소리를 감지하는 단계가 아니라, 청각 신경으로 전달되는 '시냅스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한 상태다. 마치 전선은 있는데 피복이 벗겨져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 것과 같다.

생후 18개월부터 만 23세까지 환자 10명에게 시술한 결과, 전원에서 청력이 개선됐다. 들을 수 있는 최소 소리 수준을 의미하는 청력 역치는 평균 106dB에서 52dB로 낮아졌다. 그간 큰 소리만 들렸다면, 이제는 일상 대화 수준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대부분은 주사를 맞은 지 1개월 안에 반응이 나타났다.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수개월 내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7세 여아는 치료 4개월 만에 엄마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인공와우와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전기 신호로 청각 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포 스스로 오토페를린을 만들어 소리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원래 귀의 생리적 작동 방식에 더 가까운 접근이다.

이번 연구는 이미 청각 회로 발달이 끝난 청소년과 성인성인까지 포함해 만 23세까지 효과를 확인한 최초의 다기관 임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청력 검사를 받는 아이의 모습. 선천성 난청은 조기 진단과 치료 시기에 따라 청각 발달과 언어 습득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간 OTOF 유전자 치료 연구들은 어린아이 중심이었다.

OTOF 유전자 치료의 역사는 짧지만 발전 속도는 빠르다. 2019년 동물 실험에서 가능성이 처음 확인됐고, 2022년 12월 중국 상하이 푸단대 안과·이비인후과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시술했다. 2024년 1월 《랜싯(The Lancet)》에 실린 결과에서 6명 중 5명이 청력과 어음 인식 능력이 개선됐다.

같은 해 6월 중국 푸단대·하버드 의대 공동팀이 양쪽 귀 동시 치료 결과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양쪽 귀로 치료받은 아이 5명 전원에서 청력이 회복됐고, 2명은 음악을 듣고 박자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이번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는 청소년과 성인까지 대상을 넓혀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치료 가능 연령의 범위가 확장된 셈이다. 현재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관련 임상이 진행 중이며, 동물 실험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임상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선천성 난청, '관리'에서 '치료'로 넘어서다

기대만큼 냉정한 시선도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1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비교군이 없는 초기 임상이다. 추적 관찰 기간도 6~12개월로 짧다. 치료 효과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장기 안전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연령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만 5~8세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고, 나이가 많을수록 개선 폭은 줄었다. 청각 회로가 충분히 발달하기 전 시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OTOF 유전자 이상은 유전성 비증후군성 선천성 난청의 약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적용 가능한 대상 역시 제한적이다.

연구를 이끈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이비인후과 마올린 듀언 교수는 "OTOF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흔한 난청 원인 유전자인 GJB2와 TMC1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으며, 동물 실험 단계에서 유망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인공와우가 표준 치료다. 수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치료는 아직 임상 단계인 만큼 적용 가능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와 중국 여러 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2025년 게재됐다. 카롤린스카대가 4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구 내용을 공개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선천성 난청 치료 선택, 지금 기준은 무엇인가]

Q1. 선천성 난청 유전자 치료를 현재 한국에서 받을 수 있나요?

A1. 아직은 임상 연구 단계입니다. 이번 연구는 중국 여러 병원에서 진행된 10명 규모의 초기 임상으로,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반 진료로 받을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향후 대규모 임상시험과 규제 당국의 허가 과정이 필요합니다.

Q2. 인공와우와 OTOF 유전자 치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A2. 인공와우는 전기 신호로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라 자연 청각과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OTOF 유전자 치료는 달팽이관 세포 자체가 소리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도록 복구하는 방식입니다. 세포 수준에서 기능을 되살리는 접근으로, 이론적으로 더 자연스러운 청각에 가깝습니다. 다만 실제 청각 경험이 어느 수준까지 회복되는지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Q3. 선천성 난청 자녀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빨리 받게 해야 하나요?

A3. 인공와우는 현재 가장 검증된 치료법이며, 어릴수록 재활 성과가 좋다는 것은 검증된 의학적 사실입니다. 유전자 치료가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인 만큼, 인공와우 수술 여부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전자 치료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최신 정보를 계속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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