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회 섭취군에서 차이 확인…4만명 18년 추적
젊은 여성이 딸기를 입 안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 딸기와 블루베리 등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과일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일수록 행복감과 낙관성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과일을 먹어도 결과는 달랐다.
장기 추적 연구에서 딸기·블루베리 등 플라보노이드(과일·채소에 들어 있는 식물성 항산화 성분)가 풍부한 과일을 꾸준히 먹은 사람일수록 행복감과 낙관성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차이를 만든 것은 과일의 종류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먹느냐'였다.
이 연구는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와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공동 연구팀이 미국 간호사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간호사들을 장기간 추적하는 대표적 대규모 건강 코호트) 참가자 4만 명 이상을 최대 18년간 추적해 분석한 것이다.
과일만 남았다, 차·적포도주 연관 사라져
연구팀은 행복감 분석에는 4만4659명, 낙관성 분석에는 3만6723명의 데이터를 각각 활용했다. 이는 조사 시점과 설문 참여 범위에 따라 분석 대상이 일부 달랐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4년마다 식품 섭취 빈도 설문에 응했고, 연구팀은 베리류·감귤류·사과·차·적포도주 등 플라보노이드 섭취량을 종합해 '플라보다이어트 점수'를 산출했다.
그 결과 딸기·블루베리·사과·오렌지·자몽 등 과일에서는 행복과 낙관 유지와의 연관이 확인된 반면, 차와 적포도주는 다른 변수를 보정하면 이러한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흡수 방식과 가공 과정의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베리류와 감귤류는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으로, 연구에서는 이러한 과일 섭취가 긍정적 심리 상태 유지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섭취 빈도·지속성, 결과 차이 만든 변수
플라보노이드 식품을 하루 3회 이상 먹은 여성은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행복감을 이어갈 가능성이 3~6% 더 높았고, 낙관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3~16%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식품으로 보면 딸기를 많이 먹은 그룹은 행복을 이어갈 가능성이 8% 더 높았으며, 블루베리를 많이 먹은 그룹은 낙관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약 14%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과일을 먹더라도 섭취 패턴과 지속성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됐다.
다만 이 수치는 개인이 즉각 체감할 만큼 큰 효과라기보다, 많은 사람을 오랜 기간 비교했을 때 드러나는 결과다. 특정 과일이 기분을 바로 바꾼다기보다,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나타나는 변화에 가깝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수치보다 '두 변수의 관계 방향'에 있다.
연구팀은 과일을 먹는 것이 행복감과 낙관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분이 좋은 사람이 해당 과일을 더 꾸준히 먹는 경향도 함께 확인했다.
과일을 먹는 행동이 기분을 높이고, 그 상태가 다시 꾸준히 먹는 습관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긍정심리 직접 측정, 장기 코호트 차별성
플라보노이드와 정신건강의 관계는 이전에도 연구된 바 있다. 2021년 국제 학술지 《항산화제(Antioxidants)》에 발표된 메타분석(여러 연구 결과를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에서는 관련 임상시험 36건(2788명)을 종합한 결과, 이 성분 섭취가 우울 증상을 줄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기존 연구는 대부분 단기간·소규모에 그쳤고, 우울 감소처럼 부정적 상태의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건강식과 고열량 식품 사이의 선택은 식습관뿐 아니라 기분 상태와도 연결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행복감과 낙관성이라는 긍정 심리를 직접 측정했고, 4만 명 이상을 10년 넘게 추적한 대규모 장기 코호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과일 섭취가 기분에 영향을 주는 방향뿐 아니라, 기분 상태가 과일 섭취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양방향 관계'를 함께 분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는 비히스패닉계 백인 여성 의료직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다. 인과관계가 아닌 연관성으로 해석해야 하며, 다른 집단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식품 섭취 역시 설문에 의존해 평가된 만큼 기억 오류나 보고 편향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정 과일을 정해 꾸준히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딸기·블루베리·사과·오렌지 등 2~3가지를 정해 하루에 나눠 먹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무엇을 먹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다.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 에이딘 캐시디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식이 플라보노이드 섭취와 심리적 웰빙의 양방향 관계 분석(Dietary flavonoid intake and psychological well-being – A bidirectional relationship)'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 2026년 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