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가시광선·근적외선, 단일 칩으로 포착…병리학자 판독과 97% 일치
사마귀새우의 눈이 범상치 않다. 이 새우의 눈은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자외선, 근적외선까지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용 특수 카메라를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이 개발해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사에게 매우 어려운 숙제가 있다. 암세포가 숨어든 림프절을 찾아내는 일이다. 암세포가 퍼진 림프절을 남기면 재발 위험이 커지고, 그렇다고 멀쩡한 림프절까지 몽땅 없애면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 등 후유증이 남는다.
바닷속 '사마귀새우(Mantis Shrimp)'의 놀라운 시력에서 영감을 얻어, 림프절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암 전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특수 카메라가 개발됐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IUC) 빅토르 그루예프 교수팀은 겹겹이 쌓인 사마귀새우의 눈에서 힌트를 얻어 자외선(UV)과 가시광선, 근적외선(NIR)을 단 하나의 칩으로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소형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33명에게서 채취한 94개의 림프절 표본을 대상으로 성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자외선 영상 판독만으로 암 전이 여부를 97%의 민감도로 맞혀냈다. 이는 숙련된 병리학자의 판독 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외과계 의사들에겐 카메라가 매우 중요하다. 성형외과 의사가 카메라로 들여다보며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연구 결과(Biomimetic UV–NIR imager for label-free intraoperative assessment of lymph node metastasis)는 최근 국제 학술지 《옵티카(Optica)》에 실렸다.
사람의 눈은 가시광선만 볼 수 있다. 반면 사마귀새우는 가시광선은 물론,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 폭넓은 영역을 감지한다. 층층이 쌓인 광수용체 구조 덕분이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모방해 픽셀 단위의 필터와 광감지 층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단일 칩 '영상 센서'(이미저)를 만들었다.
이 '새우 눈 카메라'는 수술 중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자외선을 이용해 별도의 표지물 없이 조직 자체의 형광 반응을 측정해 암 전이 여부를 판단한다. 근적외선으로 인도시아닌 그린(ICG) 염료를 추적해 림프절의 정확한 위치를 찾는다. 가시광선으로는 외과의사에게 익숙한 실제 수술 부위의 해부학적 모습을 보여준다.
사마귀 새우의 눈 기능을 활용해 만든 특수 카메라.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 사진=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IUC), 빅토르 그루예프 교수
그동안 림프절 위치를 찾는 기술과 암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이 분리돼 있던 까닭에 이미지를 정렬하기가 까다로웠다. 기존의 도구들로는 림프액이 흐르는 길을 볼 수 있지만, 그 끝에 있는 림프절이 암에 걸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단 하나의 칩으로 같은 위치를 동시에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내, 오차가 없는 영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 카메라 시스템은 과잉 수술을 줄이고 환자들이 더 정밀하게 치료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수술실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추가 연구는 암과 구분이 어려운 염증이나 장기가 굳어지고 기능을 잃는 증상(섬유증) 등 사례를 가려내는 쪽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사마귀새우의 눈 구조가 카메라 개발에 어떻게 활용됐나요?
A1. 사마귀새우는 눈 속에 광수용체가 층층이 쌓여 있어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모방해 픽셀 단위 필터와 광감지 층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단일 칩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하나의 카메라로 림프절의 위치(근적외선)와 암 전이 여부(자외선), 실제 수술 부위(가시광선) 정보를 오차 없이 동시에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Q2. 이 카메라가 실제 수술 현장에서 외과의사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요?
A2. 기존에는 림프액이 흐르는 길은 알 수 있어도 해당 림프절이 암에 감염됐는지를 즉각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카메라는 수술 중 실시간으로 암 전이 여부를 97%의 높은 정확도로 보여줍니다. 따라서 외과의사가 꼭 제거해야 할 암 조직만 골라내고 건강한 림프절은 보존할 수 있게 도와, 수술 후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3. 유방암 외에 다른 암 수술에도 적용이 가능한가요?
A3. 네, 그렇습니다. 림프절 전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모든 종류의 암 수술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향후 암과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염증이나 섬유증 등을 더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수술실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